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 오는 6일까지 한가람디자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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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Days of Garbage Siggins. / ⓒ Gregg Segal (사진 KIPF 조직위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소희 기자] 가상과 현실이 모호해진 디지털 시대, 사진을 여전히 ‘기술복제’로 치부할 수 있을까. 

무심히 지나쳤던 환경과 자연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킨 작가 그레그 시갈(Gregg Segal), 동화적 상상력으로 일상의 해방구를 제시하는 존 빌헬름(John Wilhelm),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묻는 다니엘 리(Daniel LEE). 단순 복제를 뛰어넘어 상상을 구체화시키는 이들이 한 데 모였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제5회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KIPF)이 ‘아우라의 붕괴’를 주제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제1·2·3전시실에서 오는 6일까지 열린다. 

‘아우라’는 예술 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로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이 정의한 개념이다.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들을 `아우라의 붕괴'라고 정의하며 사진이 끼친 영향들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사진은 ‘재현’을 너머 상상을 ‘구현’하는 최적의 시각 예술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레그 시갈은 우리들이 배출하는 일주일간의 쓰레기를 모아 기록한 프로젝트 '7 Days of Garbage'와 세계 여러나라를 여행다니며 일주일간 먹은 음식들을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을 함께 촬영한 ‘Daily Bread’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무심히 지나쳤던 환경과 자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모습에 동물의 얼굴을 교묘하게 합성한 포토 몽타주로 충격을 준 디지털 1세대 작가 다니엘 리는 '인간과 동물의 경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출발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는 2003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108 Windows’ 비디오 설치 작품을, 2006년 상하이 비엔날레에서는 ‘Xintiandi’ 디지털 사진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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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b)rus(hing) 바다코끼리 등 밀어주기. / ⓒJohn Wilhelm (사진 KIPF 조직위 제공)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존 빌헬름은 네 아이들과 아내를 모델로 가족의 울타리에서 벌어지는 신나고 유머러스한 행복의 순간들을 담는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와 동물이 인간적 장소에서 어우러져 놀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대립이 첨예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다시 꿈꾸게 만든다. 

KIPF 조직위원회는 “사진은 상상을 구체화 시킬 수 있는 최적의 시각 매체다. 포토샵으로 대표되는 사진합성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서 사진의 표현 영역은 과거의 콜라쥬를 넘어 무한대를 향하고 있다”며 “특별전 같은 경우 컨템퍼러리부터 아방가르드까지 상상을 현실로 표현하는 지구촌 사진가들의 창의적인 작업을 통해 사진이 갖는 풍부한 매력을 보여주고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특별전 앨리스의 부활 △ ‘태양’을 따르는 사람들 △시대상의 관찰 △발상의 언저리 △에디터 초이스 △시각의 관점 △초대전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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