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제공)
(산림청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산림청은 한반도 특산종 구상나무 잎 추출물이 피부 미용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구상나무 잎에서 추출한 정유가 피부색소 물질인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고, 단백질 콜라겐의 합성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상나무는 과거 빙하기 때 번성하다 빙하기가 끝나면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만 살아남았다. 산지의 서늘한 숲속에서 자라는 특성 때문에 한라산, 지리산, 무등산, 덕유산 등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분포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등으로 서식지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 현재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자 산림청 선정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이다.

환경부가 지난 1984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에서 나온 관련 연구논문 83편을 분석한 결과 한라산 구상나무의 평균 고사율은 43.5%, 지리산 구상나무의 평균 고사율은 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산의 경우 1980년대 262ha에 이르던 서식지가 2000년대 들어서는 17.6%가 감소해 216ha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5월에는 지리산 반야봉(해발 1732m) 일대에 있는 구상나무 1만500여 그루 가운데 45%인 6700여 그루가 집단 고사하기도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아고산대 침엽수림 모니터링'을 통해 구상나무 고사 원인을 기후변화로 인한 겨울철 기온 상승이라고 분석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적설량이 줄고, 해빙기 이후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량이 줄어들면서 나무가 말라죽은 것이다.

국립공원공단은 숲이 쇠퇴하는 곳에 묘목을 심어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구상나무를 고사시키는 기후변화가 그대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묘목을 심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연구용으로 구상나무를 여러 지역에서 재배하고 있으나 비료를 많이 주어도 기후가 맞지 않으니 잘 자라지 않는다"면서 "재배 방법이 확립되지 않아 사실상 관리와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멸종 위기종인 구상나무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해야 재배 환경 발전에도 힘이 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사한 한라산 구상나무 숲. (독자 제공)
고사한 한라산 구상나무 숲. (독자 제공)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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