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들은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며 팻말을 들었다. (서창완 기자) 2018.5.12/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항공 직원들은 우비를 입고 비를 맞으며 팻말을 들었다. (서창완 기자) 2018.5.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대한항공 직원들의 두 번째 촛불집회가 12일 저녁 빗속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가족 퇴진을 요구하는 그룹 계열사 직원들도 동참했다.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역광장에서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STOP)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의혹 이후 생겨난 조직이다.

이날 광장에 모인 300명의 한진 계열사 직원들과 시민들은 빗속에서 우비를 입고 팻말을 들었다. 종일 내린 비 때문인지 지난 4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옆에서 열린 1차 집회 500여명의 인원보다는 다소 적은 숫자였다.

이날 집회에서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집회는 공연과 참석자들의 자유발언, 인터뷰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조 회장 가족을 둘러싼 갑질 논란을 비판하며 "물러나라 조씨일가 지켜낸다 대한항공" "근로여건 개선하여 인간답게 일좀하자" "조씨 일가 간신배들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무대에 오른 한 시민은 “비 오는 날 혼자 싸우고 계신 박창진 사무장님 생각해서 나왔다”면서 “여러분 다음 번 집회 때는 더 많이 나오셔서 한진 일가 꼭 몰아냅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1차 촛불집회에 이어 박창진(왼쪽) 전 사무장이 사회를 봤다. (서창완 기자) 2018.5.12/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4일 1차 촛불집회에 이어 박창진(왼쪽) 전 사무장이 사회를 봤다. (서창완 기자) 2018.5.12/그린포스트코리아

문모(50대·서울 서대문구)씨는 “친구 5명과 조씨 일가를 몰아내기 위해 함께 나왔다”며 “대한항공 직원뿐 아니라 우리 시민들이 힘을 모아 꼭 재벌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전 전무의 ‘물컵 갑질’로 시작된 한진그룹의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총수 가족 갑질 논란은 물론 밀수·탈세 의혹, 필리핀 가정부 불법 고용 의혹 등 잇따른 폭로에 사면초가에 놓인 상태다.

조 전 전무는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도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검찰은 조 회장이 아버지인 고 조중훈 전 회장으로부터 해외 재산을 상속 받는 과정에서 500억원대에 이르는 탈세가 이뤄졌다는 의혹도 살펴보고 있고, 총수 가족 등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조사까지 진행 중이다.

또한 관세청은 한진 총수 가족의 관세포탈 및 밀수 혐의를 조사중이고,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총수 가족이 불법으로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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