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직원 및 시민 수백여명이 조양호 일가 퇴진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황인솔 기자) 2018.5.4/그린포스트코리아
대한항공 직원 및 시민 수백여명이 조양호 일가 퇴진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황인솔 기자) 2018.5.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대한항공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거리로 나왔다. 카톡방에서 시작된 ‘을들의 반란’이 오프라인에서 촛불로 재현됐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4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STOP 촛불집회’를 열었다. 계단에는 유니폼을 입고 얼굴을 가린 대한항공 직원들과 집회에 동참하는 시민들이 뒤섞여 앉았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주도한 최초의 촛불집회에는 500여명이 참가했다.

집회에 나온 이들은 벤데타 가면,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대한항공 사측에서 집회 참석자들을 채증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날 현장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끝까지 해서 바꿉시다”, “힘내세요” 등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조씨일가 전원 아웃', '돈에 환장한 조씨일가 창피합니다' 등 다양한 팻말들도 눈에 띄었다. 

집회 사회자는 이날 “이 모임에 여러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지만 절대 두려워하지 말자”면서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한 직원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자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 장소에 모인 직원 및 시민들은 “총수일가 욕설 갑질 못참겠다”, “갑질항공 조양호는 퇴진하라”, “이명희를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석한 정새별(22)씨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더 뺏으려고 하고 불법적 이익을 취하려는 것에 분노해 나왔다”고 밝혔다. 정씨는 “대한항공 직원 분들께서 말도 못하고 참았을 텐데 안쓰럽고 고맙다”면서 “내가 참석해 인원수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나온 김모(40대)씨는 “박근혜보다 탄핵시키기 어려운 게 경제권력이란 말이 있다”면서 “조현아 복귀가 3년 걸렸는데, 조현민은 5년으로 늦추는 것만으로도 성과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날 집회는 대한항공 직원이 1000명 넘게 참여하는 카카오톡 익명 오픈 채팅방에서 추진됐다. 익명 채팅방을 최초 개설한 관리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에 ‘자발적 노예였던 나는 오늘, 벤데타 가면 쓰고 광화문에 갑니다“라는 글을 올려 응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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