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닝하멜라 엘레강스. [출처=환경부]
쿠닝하멜라 엘레강스. [출처=환경부]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향범 전남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2017년 담수균류자원 조사‧발굴사업을 추진한 결과 신종 9종을 포함해 미기록 희귀 담수균류 85종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 공동연구진은 2017년 2월부터 12월까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섬진강, 제주 강정천에서 총 3700여 균주를 분리해 신종 9종, 미기록종 76종의 담수균류를 찾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자낭균류 69종, 담자균류 5종, 접합균류 6종, 난균류 5종으로 분류됐다. 

자낭균류는 발효식품에서 사용되는 누룩곰팡이류다. 담자균류는 버섯으로 대표되는 균류이며, 접합균류는 단백질 분해 및 다당류 분해 효소 생성 능력이 있다. 난균류는 자낭균, 담자균, 접합균과 다른 세포벽을 가지고 있다. 180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의 원인이 된 감자역병균이 대표적인 난균류다. 담수에서 서식하는 균류는 동물의 사체, 분비물, 오염물질의 유기물 분해 등 생태계 순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담수균류 중 신종 9종은 △뮤코 플루비우스(Mucor fluvius) △페니실리움 애시둠(Penicillium acidum) △세팔로스포리움(Cephalosporium sp. nov.) △에머리셀롭시스(Emericellopsis sp. nov.) △마이크로도치움(Microdochium sp. nov.) △모노케티아(Monochaetia sp. nov.) △파라렙토스페아리아(Paraleptosphaeria sp. nov.) △스타고노스포라(Stagonospora sp. nov.) △웨스터디켈라(Westerdykella sp. nov.)다. 이 중 sp. nov.는 species nova의 약자로 신종으로 확인됐으나 아직 종명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특히 ‘뮤코 플루비우스’는 학계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접합균류에 속한다. 연구진은 하천수의 흐름을 뜻하는 라틴어인 ‘플루비우스(fluvius)’를 종명으로 정했다. 향후 단백질 분해효소 등 다양한 효소와 생리활성물질의 생성능력에 대해 심화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지난달 이 종을 포함한 신종 2종을 해외 학술전문지인 균류다양성지(Fungal Diversity) 89권에 관련논문을 게재했다. 나머지 종에 대한 논문도 국내‧외 학술지에 투고할 방침이다.

이번에 발견된 미기록종 76종 중에는 특히 쿠닝하멜라 엘레강스(Cunninghamella elegans), 갈락토마이세스 지오트리쿰(Galactomyces geotrichum), 메타하지움 프리기둠(Metarharzium frigidum) 등이 주목받고 있다.

쿠닝하멜라 엘레강스는 콩고레드(Congo Red) 등 벤젠 합성연료를 제거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갈락토미세스 지오트리쿰은 폴란드에서 치즈나 버터 등 유제품의 품질개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메타하지움 프리기둠은 밀과 보리에 해를 끼치는 곤충에 기생해 이를 활용한 친환경 농약의 개발 가능성이 기대된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된 담수균류를 활용한 효소 활성 분석, 폐수 오염물질 분해 연구 및 식물병 방제 등 심화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기형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기획전시본부장은 “한정된 서식환경에서 신종과 미기록종 균류자원이 발견된 것은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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