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깃털말'. [출처=해양수산부]
해조류 '깃털말'. [출처=해양수산부]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해조류의 항암물질을 이용한 국내 항암제가 상용화될 수 있을지 여부가 기대된다.

해양수산부는 해조류 ‘깃털말’에 함유된 항암물질 렉틴의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해수부 산하 국립해양생물자원관한종원 박사팀의 ‘신약개발을 위한 원천기술연구’의 일환이다.

해수부는 이번 성과를 통해 그간 수입에 의존해 왔던 항암제의 국내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항암제는 수입량이 가장 많은 의약품 중 하나로 2016년 기준 전체 수입 규모는 연간 6300억원에 달한다.

렉틴은 암세포 등 특수한 당 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로 항암 및 면역력 증강 효과가 있어 항암제의 주성분으로 사용된다.  

렉틴을 함유한 ‘깃털말’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흔히 분포하는 해조류다. 한 박사 연구팀은 2012년 세계 최초로 깃털말에 렉틴이 함유된 것을 확인했으며 2016년부터 깃털말을 활용해 렉틴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을 연구해 왔다.

렉틴을 이용한 항암제는 정상세포까지 함께 공격하는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특정 암세포에만 작용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에는 대두 등 콩과식물에 함유된 렉틴을 대장균에서 배양해 배양액 1리터 당 0.1mg의 미량의 렉틴을 생산해 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통하면 배양액 1리터 당 3mg의 렉틴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그간 그램당 2억원을 호가했던 연구시약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2017년 12월 28일 관련 기술의 특허를 출원한 바 있으며 올해 내에 해외 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다. 이어 제약‧시약기업 등 바이오업계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해 해당 기술을 이용한 제품 상용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두한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렉틴의 대량생산과 상용화를 기반을 마련해 세계 항암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신약소재 개발 분야 국제학술지 ‘마린드럭스(Marine Drugs)’ 2018년 1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hmy1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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