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환경칼럼] 미세먼지와 최열의 1인시위
[뉴스펭귄 환경칼럼] 미세먼지와 최열의 1인시위
  • 김기정
  • 승인 2018.04.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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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환경부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사진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2016년 5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환경부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사진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온 2016년 5월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환경부장관의 해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한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의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한 국회의원의 지적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이 1인 시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이 시위에는 당시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주도했던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을 시작으로, 이이현 지질학자,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이 릴레이로 시위를 벌였다.

이 1인 시위에 동참한 대부분의 인사들은 ‘살인기업 처벌하라’는 문구가 씌여진 노란색 조끼를 걸치고 ‘환경부장관 물러가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최열 대표만은 ‘숨쉬기도 힘들다. 환경부장관, 물러나라!’는 피켓을 들었다. 이는 한반도를 뒤덮은 최악의 미세먼지로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었던 시점이었기에, 최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책임과 더불어 미세먼지에 대한 직무유기를 무겁게 보고 이런 피켓을 든 것이다.

얼마 안 가서 윤 장관은 교체됐고, 뒤 이은 조경규 장관은 정권교체와 함께 물러났으며, 문재인 정부 들어 김은경 장관이 환경정책 수장의 바통을 넘겨 받았다. 

최 대표 등의 1인 시위가 있은 지 약 2년 만에 3명의 장관이 바뀌었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미세먼지는 예측가능성 측면에서 따지면 손에 쥘 듯 명백하다.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인지 수도 없는 분석들이 차고 넘친다. 

특히 겨울부터 초여름까지 한반도는 미세먼지의 통속에 갇혀 있는 신세나 다름 없다는 걸 국민 누구나 안다.

 

환경부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사진 환경재단 제공)
환경부장관 해임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사진 환경재단 제공)

 

그런데 그동안 환경부는 뭘 했나? ‘특별위원회’ 만들기 좋아하는 김 장관이 취임한 뒤 구성한 미세먼지특별위원회는 그동안 이렇다 할 ‘특별대책’을 내놓은 게 없다. 

지난해 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부랴부랴 특별위원회를 두어 차례 연 게 고작이다. 지금 환경부에 미세먼지 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 또 있는가? 최근 플라스틱 수거 중단으로 한바탕 쓰레기 대란을 겪었지만, 미세먼지는 오늘도 한반도를 덮고 있다.

김 장관이 취임 이후 미세먼지 대책마련에 정책적 노력을 집중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미세먼지 고통은 겪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다. 이미 관련 데이터는 충분히 축적되어 있고, 솔로몬의 지혜 같은 해결방안들도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해결책을 마련 못했다면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정책은 결과로 말하는 고도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적극적인 ‘환경행보’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대통령이 열심을 내고 있으니 미세먼지의 고통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렇지만 국민들의 호감도는 점차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환경재해를 왜 해결하지 못하는지, 완전해결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으로 경감해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어던지도록 왜 만들어주지 못하는지, 미세먼지 낀 하늘만큼이나 국민들은 답답하다.

최열 대표의 환경재단은 올부터 자체적으로 미세먼지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전문인력을 채용해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연구를 진행중이다. 
어쩌면 정부당국보다도 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며 실천에 나서도록 할 지도 모른다. 환경재단의 미세먼지센터에 시민들의 관심이 큰 이유다.

여기에 하나만 더. 이 참에 최 대표가 다시 한번 환경장관 해임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면 어떨까? 
미세먼지로 말하자면 2년전이나 지금이나 1인 시위의 명분은 이미 충분하다. 최 대표가 미세먼지 가득한 광화문 광장에 홀로 서서 1인 시위에 나선다면 동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