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발생원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처가 중요"

2018.3.26 /그린포스트코리아
미세먼지 '나쁨' 단계가 사흘째 이어지며 잿빛 하늘을 보이고 있다. 2018.3.26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26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하늘이 미세먼지로 인해 '잿빛'으로 변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올해 들어 네 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효됐다. 점심시간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많은 이들이 마스크 등으로 입을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마스크를 쓴 이들 가운데도 일부는 눈이 따갑고 목이 칼칼하며 기침을 하는 등 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미세먼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미세먼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처법을 알아본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차이점은

대기오염 물질은 가스상 물질과 입자상 물질로 나뉜다. 먼지는 대기 중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리는 입자상 물질(PM·Particulate Matter)이다. 먼지의 종류는 지름의 크기로 나뉜다.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PM10, 머리카락 지름 25분의 1 크기인 PM2.5 등이 있다.

통상적으로 PM10을 '미세먼지', PM2.5를 '초미세먼지'로 분류해오다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PM10는 '부유먼지', PM2.5는 '미세먼지'로 용어를 정비했다. 

먼지 입자 크기는 발생원에 따라 달라진다. 대개 토양에서 발생하는 먼지나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그을음 등은 입자 크기가 큰 반면, 고온의 연소과정을 거쳐 나오는 입자는 크기가 매우 작다.

때문에 PM10과 PM2.5의 발생원이 정확히 구분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발전소, 공장, 자동차 오염원의 경우 PM2.5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반면 3~5월경 우리나라에 자주 영향을 주는 황사는 흙먼지로 PM10의 발생원이다. 

 

◇먼지별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 달라

먼지의 크기별 분류 및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름 100마이크로미터 이상 먼지는 눈, 코, 인후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지만 호흡기 깊숙히 들어 오지 못한다. 20마이크로미터 이상 먼지는 상기도까지 침투할 수 있고 5마이크로미터 이하 먼지는 폐 속 깊이 폐포까지 침투할 수 있다. 

특히 PM2.5 표면에는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 같은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 이런 물질들이 직접 폐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면역 관련 세포들 작용으로 인해 2차 국소염증반응을 발생시켜 호흡기계 손상 뿐 아니라 전신에 확산돼 심혈관계, 뇌신경계 등에 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전신 순환계로 직접 침투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다.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 악화다. 수개월 간 장기 노출 뿐 아니라 몇 주 내 단기 노출에도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천식 환자에게는 단 몇 일간의 바깥 외출이라도 병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미세먼지는 협심증·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질환, 고혈압·죽상경화증과 같은 혈관성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사망률 증가를 초래하기도 한다. 심부전, 부정맥, 뇌졸중 등 여러 심장질환 위험 역시 증가된다.  

WHO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부터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특히 임산부, 태아 및 유아 등에 더 많은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기간 중 PM2.5나 PM10 노출되면 저체중아 출산과 조기출산을 유발할 수 있다. 

수 년간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 산 어린이들은 폐기능 성장 부진, 비만 위험 증가, 인지기능 저하, 자폐스펙트럼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질병예방 위한 생활 속 실천이 중요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생활 속에서 예방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환경부'에어코리아' 웹페이지에 공개되는 지역별 실시간 대기오염도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PM2.5, PM10 농도가 높을 때는 자전거 타거나 달리기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필요하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방법에 맞게 착용해야 한다. 보건용 마스크 외에 방한 마스크와 일회용 마스크는 차단 효과가 매우 작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제품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과 KF80, KF94, KF99 등이 표기돼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외부 PM2.5나 PM10을 더 많이 여과하지만 호흡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인은 KF80 정도를 쓰면 큰 문제가 없다. 

실내에서는 창문을 닫아 PM2.5, PM10 유입을 차단하고 고성능 헤파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밖에 PM2.5와 PM10 노출로 산화손상, 만성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산화 기능이 큰 녹황색 채소, 과일, 해조류의 적당한 섭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인데,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자동차, 공장, 발전소, 공사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이고 불법소각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reez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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