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은행장 "지주회장 유지, 은행장 물러나겠다" 뜻 노조에 전달

검찰이 대구은행의 대규모 채용비리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대구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금융감독원이 의뢰한 2016년 대구은행 신입사원 채용 비리뿐만 아니라 이와 비슷한 사례가 2015년과 2017년에도 있었음을 확인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의심이 가는 사례는 모두 3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1차 압수수색에 이어 최근 대구은행 인사 담당 부서와 IT 센터 등 6곳에 대해 2차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2015년부터 3년간 신입사원 채용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수록 채용비리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이 수사 의뢰한 2016년 3건의 신입사원 채용비리는 그해 전체 채용비리 의혹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박인규(64) 대구은행장도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검찰은 지난달 9일 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박 행장의 휴대전화 분석 내용과 전·현직 인사 담당자의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박 행장의 연루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채용비리 관련 위법 지시가 있었는지,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등이 핵심이다.

한편 박 행장은 즉각 사퇴하라는 대구은행 노조의 요구에 "지주 회장은 유지하되 은행장은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측은 "박 행장이 직을 유지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재차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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