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 서... 전직 대통령으로 5번째
"참담한 심정…국민께 죄송. 역사에서 이런 일로 마지막 되길"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다.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1년 만에 이 전 대통령도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5번째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논현동 자택을 출발해 9시 25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뒤 수백명의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심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이어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국민을 향해 사과한 후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께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전직 대통령으로서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면서 “하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이번 검찰조사가 정치보복이라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7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수사는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 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끝으로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서 소명해야 할 혐의는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횡령·배임, 조세포탈 등 20개에 달한다. 파악된 뇌물수수 혐의액이 110억원대에 이른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준비한 질문지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많은 120여 페이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청사에 도착한 뒤 10층에 위치한 특수1부장실에서 한동훈(45·사법연수원27기) 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약 20분간의 티타임을 갖은 뒤 특별조사실(1001호)로 옮겨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송경호(48·29기) 특수2부장과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 이복현(46·32기) 특수2부 부부장검사를 조사에 투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64·14기) 변호사와 피영현(48·33기)·김병철(43·39기) 변호사를 대동해 검찰 조사에 대응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상대로 뇌물수수와 횡령·조세포탈,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대납했다는 다스의 소송비용 60억원, 국정원이 청와대에 상납한 특수활동비 17억원 등 110억원대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와 다스의 실소유주로서 다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및 거액 탈세, 경영 비리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검찰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날 조사는 다음날 새벽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에 조사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조사 과정은 이 전 대통령 측의 동의를 받아 전부 영상 녹화된다.

[출처= SBS뉴스 화면 캡처]
[출처= SBS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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