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SNS에 교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출처=SNS]
서울예술대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SNS에 교내 성추행 사건에 대해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출처=SNS]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최근 예술계를 중심으로 성추행‧성폭행 사건 고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서울예술대학교 성추행 피해자의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자신을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 14학번이라고 소개하면서 실명을 밝힌 이 학생은 본인과 동기들이 겪은 학교내 성추행 피해의 글을 게재했다.

피해자가 고발한 내용은 교내 군기 문화 중 하나인 일명 ‘강간 몰카’다. 이는 남자 선배가 여자 후배 및 동기를 강간하는 시늉을 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강간당하는 연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해당 글에는 “사건은 입학 후 OT 현장에서 일어났다. 늦은 밤에 모든 여학생들을 공원으로 오라고 한 뒤 남자 선배가 (강간 몰카를 찍기 위해) 여자 선배를 풀숲으로 끌고 갔다. 나 역시 끌고 가려는 남자 선배와 실랑이를 하다 아스팔트 바닥 위로 떨어졌다. 엎드려 울고 있는 내 얼굴을 강제로 들어 올려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등 사건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피해를 당한 여학생들이 울음을 터트리면 가해자는 “재미일 뿐인데 네가 그러면 내가 뭐가 되냐”며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사건이 있은 후 기숙사로 돌아가 혼자 울었다. 모든 사건 사고를 일으킨 건 그들이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남은 상처를 극복하는 건 나 혼자 감당해야 했다”며 “내가 그토록 오고 싶어 했던 학교가 고작 이런 거였나하는 자괴감과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이제 졸업했지만 내 선배, 동기, 후배들이 이 같은 일을 두 번 다시 겪지 않기를 바라기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피해자의 심정에 동조해 공분하고 있으며, 서울예술대학교 학생들 역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자정해야 한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예술대학교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 군기를 포함한 강압적 일들에 대한 조사와 진상 규명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학교 내에서 성추행, 강간 몰카, 오티 몰카 등 추악한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예술대학교는 최근 성추행 물의를 빚고 있는 유명 극작가 겸 연출가인 오태석 초빙교수와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오태석 교수는 이번 학기 모든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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