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에 ‘불허’ 의견 제시 촉구…"카지노 천국이자 도박의 섬으로 전락하고 말 것"

란딩카지노 입구
란딩카지노 입구

[그린포스트코리아 제주] 고현준 기자 = “제주도의회는 랜딩카지노 확장 이전에 대해 ‘불허’ 의견 제시하라.”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상임공동대표 문상빈·홍영철·송영심)는 9일 성명을 발표하고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가 오는 12일 제주도가 제출한 ‘랜딩카지노 영업장 소재지 변경 및 영업장 면적 변경허가 신청에 따른 의견 제시의 건’을 상정, 심의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촉구하고 나섰다.

연대회의는 성명에서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가 9일 랜딩카지노 이전을 신청한 제주신화월드 내 호텔앤리조트 현장을 방문한다"며 "제주신화월드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홍콩 란딩그룹의 자회사인 람정제주개발이 2조원을 투자해 개발하는 복합리조트 단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람정제주개발 측이 이미 밝혔듯이 복합리조트의 핵심 시설이자 주 수입원은 ‘카지노’"라면서 "제주의 허파인 곶자왈을 파헤쳐 개발하는 신화역사공원에 대규모 카지노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제주 신화와 역사를 주제로 한 본래 사업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미래 핵심 가치에도 역행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논란의 핵심은 카지노의 대규모 확장 이전 문제"라면서 "서귀포시 하얏트호텔 내에 있는 랜딩카지노를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할 경우 영업장 면적은 기존 803㎡에서 5582㎡로 7배 가까이 커지게 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어 "현재 제주신화월드 내 위락시설 구역으로 지정된 면적만 1만683㎡에 달한다"며 "이는 카지노 이전 허가를 받게 될 경우 추후 카지노 면적을 더 확장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또 "랜딩카지노의 대규모 확장 이전 계획은 단순히 랜딩카지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면서 "제주도가 이번 랜딩카지노의 확장 이전 허가를 내 줄 경우 카지노 대형화의 물꼬를 터주는 신호탄이 될 게 뻔하고 이미 도내 8개 카지노 중 6개가 해외자본에 넘어간 상태"라고 주장했다.

현재 기존 카지노를 인수한 해외자본들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제주시 노형동 일대에 들어서는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비롯해 애월읍 금악리 일대에 신화련 금수산장, 평화로변에 있는 옛 르네상스 호텔 등이 카지노 복합리조트사업을 추진중이다.

연대회의는 "만약 랜딩카지노 확장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이를 시발점으로 대규모 카지노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면서 "이렇게 될 경우 카지노 대형화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제주는 말 그대로 ‘카지노의 천국’이자 ‘도박의 섬’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람정제주개발은 제주신화월드로의 카지노 확장 이전에 ‘올인’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도민 고용’, ‘지역사회와의 상생’ 운운하더니 이제와서 카지노 확정 이전이 뜻대로 되지 않자 ‘일자리’를 볼모로 카지노 이전 허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12월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카지노 사업장 면적을 기존보다 2배 초과해 변경하는 경우 제주도지사가 적합성을 판단해 필요한 경우 면적 변경 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

현재 지역내 시민단체들은 랜딩카지노 확장 이전에 대한 도의회의 입장을 주목하고 있다. 도의회의 의견이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제주도가 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연대회의는 "만약 도의회가 카지노의 과도한 면적 변경을 제한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까지 개정해 놓고 정작 본인들은 무책임하게 ‘허가’ 의견을 낸다면 이는 이율배반적인 행위이자 도민사회를 우롱하는 일이기에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심판받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성명을 발표한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에는 곶자왈사람들, 서귀포시민연대, 서귀포여성회,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제주경실련, 제주민예총, 제주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제주여민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흥사단, 제주DPI, 제주YMCA, 제주YWCA 등 18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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