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조규희 기자] 3년차를 맞은 4차산업혁명. 2018년에는 개념과 추상에 불과했던 4차산업혁명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초연결화, 초자동화, 초지능화, 초융합화라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가 2018년을 수놓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LG경제연구원에서는 2018년 ICT 트렌드 10선을 발표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5G통신, 스마트팩토리, 블록체인, 로봇, VR/AR, 차세대 컴퓨팅, 디지털 헬스케어, 양자컴퓨팅 등 4차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2018년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이미지=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이미지=그린포스트코리아 황인솔 기자]

인공지능의 눈부신 발전

4차산업혁명의 대표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은 알파고의 바둑제패를 시작으로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다. 기계 인식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미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사물을 인지할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자연어를 이해하는 수준도 사람만큼 향상됐다. 

인식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수많은 외부 데이터를 스스로 인식하고 이해해 '정보'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으며,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빅데이터의 활용에 '화룡점정'을 찍고 있다. 

최근 2년 간 특히 강화학습과 관계형 추론 및 예측 기반 행동 영역의 발전이 눈에 띄며, 수십만 번 이상 반복 학습으로 방법을 터득하는 강화학습은 알파고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심지어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해결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 내기도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 새로운 명제를 추론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AI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학습을 위한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부족하다는 면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으며,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 간 판단의 자율성과 행동의 능동성 측면에서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2018년에는 레벨4 단계의 완전 자율주행 시험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이유는 비단 전통적 자동차의 개념의 변화 때문만이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면 비행기, 선박, 드론, 로봇 등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자동차 기업, ICT 기업, 차량공유 업체 등 관련 업체들은 현재의 레벨 2~3 수준을 넘어 인간 개입이 없이도 목적지까지 자율주행할 수 있는 레벨 4 기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에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트렌드가 크게 변화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기술 진입장벽은 매우 높았다. 고가의 특화 센서와 자동차 산업의 전문성이 필요했기 때문.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라이다 센서는 5년 전 개당 8000만원이었고, 가격이 많이 하락한 현재도 800만원대로 여전히 비싸다. 장기 투자 자금력과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거대 ICT 기업이나 소수의 자동차 관련 기업만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AI와 딥러닝이 기술 진입 장벽을 허물 것으로 전망된다. 딥러닝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스타트업들과 연구자들은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마치 사람이 주행을 반복하며 운전을 익혀가는 것처럼 자율주행차가 운전 데이터를 쌓아가며 기술을 스스로 정교하게 만들어 간다. 

딥러닝 기반 자율주행 개발 방식은 저렴하고 개방성이 우수하다. 고가의 센서 없이도 범용 카메라와 저가 센서만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매우 빠르게 구현할 수 있으며, 이들은 자신의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외부 연구자의 참여와 경쟁을 바탕으로 기술 발전을 가속시키기 위해서다.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와 딥러닝 방식 자율주행 개발이 향후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완성차 제조사에도 퍼지고 있다. 다임러, 폭스바겐, 도요타 등에서는 딥러닝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했으며, GM, 포드 등은 1조원 이상을 딥러닝 부분에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딥러닝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18년은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5G, 차세대 통신 시대 개막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대의 개막을 선포했다. 5G 통신은 LTE 방식인 4G보다 전송 속도와 용량이 크게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IoT에 최적화된 통신망으로 전송 오류와 지연도 크게 감소한다.

5G 시대에는 고화질 영상, 다자간 화상회의, 증강현실/가상현실,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의 다양한 미래형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술적, 경제적 파급 효과도 엄청나 기업 간 국제 표준화 경쟁 뿐만 아니라 국가 간 선점 경쟁도 한층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는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통해 초실감 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2019년 이후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대중 시장에서 5G 상용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 개최되는 동경 올림픽에서는 상용화된 5G망에서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발전된 스마트팩토리

전세계적으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디바이스 등 관련 기술들도 다각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는 공정을 실시간으로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각화 도구들이 다채롭게 개발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서로 연동하고 통합하게 될 것이다.

플랫폼 분야에서는 모든 산업에 포괄 적용 가능한 범용 플랫폼들과 특정 분야에 집중해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 플랫폼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플랫폼 단에서는 최근의 현장 적용 경험을 결합해 빅데이터 분석 도구들을 더욱 효율화하려는 노력이 함께 진행될 것이다.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지능화, 고유연화, 친환경화 트렌드에 부합하도록 감지, 자가진단, 능동제어 및 네트워킹 기능을 강화한 스마트 장비가 다양하게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구식 장비들을 스마트 팩토리에 비용효율적으로 연계시키는 센싱, 네트워킹 모듈들이 선보일 전망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 및 실시간성 증대를 위한 엣지 컴퓨팅 기반의 보완적 솔루션들도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및 산업 인프라로 각광받는 블록체인

비트코인의 관심증대와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도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미래 인터넷의 ‘신뢰 인프라’라는 분명한 용도로서 네트워크에 포함된 개인 모두에게 자료가 분산돼 저장되고 이를 서로 검증하는 분산원장 시스템을 말한다. 

모든 자료가 특정 사업자 혹은 중앙 집중 방식으로 저장되는 현재의 시스템과는 정반대의 개념으로 데이터 저장 형태가 행과 열로 구성된 테이블이 아니라, 생성 시간에 따라 암호화된 데이터 블록을 체인 상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각 블록에는 이전 블록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한 블록을 수정하면 연결된 블록을 모두 바꿔야 한다. 즉, 특정 관리 주체가 없더라도 데이터의 안정적 저장과 신뢰성이 담보된다.

이와 같은 장점은 이더리움의 스마트 계약과 분산앱으로 가능성이 확인됐으며, IBM Fabric 등 속도, 용량, 완결성, 보안 등이 강화된 컨소시엄 형태의 블록체인 솔루션도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블록체인 솔루션들은 현장에서 실험 과정을 거쳐 산업 전반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글로벌 최대 컨테이너 물류회사인 머스크와 협력해 블록체인 기반 컨테이너 물류 및 추적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다이아몬드 생산과 유통 전과정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스타트업인 에버레저(Everledger)처럼 공급망관리(SCM) 및 관련 참여자의 투명한 제품 이력 공유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개인 이력, 토지 대장 등과 같은 행정정보 관리에도 적용돼 정체된 공공시스템의 혁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를 넘어 삶의 동반자가 된 로봇

최근 뒤돌아 공중 돌기를 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동영상이 화제다. 과거 로봇의 움직임과 비교하면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핸슨 로보틱스의 '소피아'는 얼굴에 금속 대신 실리콘 피부 재질로 사람의 얼굴과 매우 흡사하다.

동작제어 기술이 발전하면서 달리기, 도구 사용, 미소 짓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로봇은 인간에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단 동작뿐만 아니라 로봇의 지능도 인간과 상호작용할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미 소셜 로봇은 표정, 말투로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는 인공지능으로 인간과 정서적인 교감을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페퍼'는 일본에서 24시간 고객 대응이 필요한 매장의 로봇 점원이나 가정 내 어린이와 노인들을 돌보는 홈케어 로봇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소니는 11년 전 단종된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재출시할 예정이다. 20만엔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30분만에 예약판매가 종료되기도 했다. 

산업현장에서 활용 시작된 VR/AR

이미 실생활에 활용되고 있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VR/AR)이 산업현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이케아 등에서는 제품을 사기 전 AR을 통해 미리 집 안 영상에 제품을 매칭시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GE, AGCO, DHL 등에서는 제조 및 물류 프로세스에 AR을 도입해 생산성을 크게 신장시킨 바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트라우마 치료, 재활 치료 등에 VR을 적용하려는 스타트업도 나타나고 있으며, 교육, 물류, 테마파크 등 더욱 다양한 영역
에서 폭넓게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와 엣지가 결합된 차세대 보관 시스템

클라우드가 컴퓨팅의 대세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해 분석, 가공, 처리 등을 하는 중앙집중형 구조이다. 그러나 IoT가 본격화되면 기기 자체나 주변에서 데이터가 분산 처리되는 엣지 컴퓨팅이 점점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엣지 컴퓨팅이 부각되는 이유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나타나는 새로운 변화, 즉 인터넷 연결 사물의 폭발적 증가, 데이터의 초대용량화, 실시간 처리의 필요성 등 때문이다.

사물, 기기나 그 근처의 엣지 단에서 데이터 분석, 처리를 분담함으로써 데이터 과다 트래픽 발생을 막고, 안정적으로 실시간 처리를 하자는 것이다. 이미 통신기업 시스코나 서버기업 HPE도 엣지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 시도 중이고, GE도 스마트팩토리를 위해 '프레딕스 엣지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엣지 컴퓨팅으로의 진화가 ICT 산업 내의 위상 변화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엣지 시대에는 사물이나 기기, 엣지 단의 분산 기지국들의 스마트화가 매우 중요해 그동안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들에게 집중되었던 산업 영향력이 스마트 단말, 부품, 장비 제조 하드웨어 기업들에게로 분산, 이동될 공산이 크다. 

규제 완화로 신동력 받은 '디지털 헬스케어'

2018년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도 근본적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기
존 경쟁구도를 뒤흔들 것이다. 특히 FDA의 파일럿 프로그램 인증을 확보한 기업 중 웨어러블 기기와 서비스 사업을 동시에 보유한 구글, 애플 등의 발빠른 움직임이 예상된다. 

또한 의료 기기, 서비스에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진단, 진료 등에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여지가 커진다. FDA 액션플랜에 따르면, 사전승인을 확보한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서 현실 데이터(Real-world data)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진단의학 분야 등에서 더 큰 도약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2018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다양한 기술과 배경을 가진 플레이어들 간 격전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마다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량을 흡수하면서 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융복합 제품, 서비스 등장이 가속될 전망이다.

컴퓨팅의 미래, '양자 컴퓨터'

양자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IT Technology Review에서는 2017년 10대 유망기술 중 하나로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Practical quantum computing)를 선정했다. 영국의 경제지 Economist에서도 양자 센서, 양자 통신 등과 더불어 양자 컴퓨터를 다룬 바 있다.

양자 컴퓨터는 중첩, 얽힘 등의 물리 현상이 나타나는 양자역학에 기반하며, 기존 컴퓨터와는 정보 단위가 다르다.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quantum bit, qubit)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어 큐비트의 수가 증가할수록 담을 수 있는 정보는 급격히 증가한다. 즉, 연산 속도도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전문가들은 대략 50 큐비트 수준이면 양자 컴퓨터가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넘어서는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이에 근접하는 목표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이미 9 큐비트 양자 칩을 선보였으며, 현재 49 큐비트를 개발하고 있다. IBM 역시 5 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발표했고 프로토타입 수준의 50 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17 큐비트 칩의 개발 소식을 전했다. 

양자 컴퓨터가 구현되면 신약 및 신소재 개발,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영역이 괄목할 성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자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 여전히 기술적 어려움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기존 컴퓨팅 방식의 한계 극복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써 양자 컴퓨팅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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