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이서진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을 풀 수 있는 '키맨'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때 친이계 핵심이었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김 전 실장이 MB를 등진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이 검찰에 모든 것을 털어놓기 전 내게 ‘더 이상 아이들한테 부끄러운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BBK, 다스, 특수활동비 의혹 등 MB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김 전 실장의 진술로 이 전 대통령이 급해진 것이며 게임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20년전인 지난 1997년 이 전 대통령이 초선의원이었던 시절 6급 비서관으로서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처음 맺었다.

이 후 2002년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당선됐을 땐 시장 의전비서관으로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07년 대선기간에는 한나라당 선거대책 위원회 일정담당 비서관을 맡아 MB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때는 2008∼2012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을 지냈다.

이어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일정담당 팀장을 맡았고, 청와대 입성 후에는 대통령 제1부속실에 임명돼 청와대의 살림과 일정을 책임졌다. 'MB의 영원한 비서관',  'MB 성골집사'로 불리는 이유다.

MB의 최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17일 TBS 라디오에서도 김 전 실장에 대해 "키는 김백준이 아니라 김 전 실장"이라면서 그를 '집사 중의 집사인 성골집사'로 표현했다.

그는 "김 전 실장이 이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을 때부터 보좌관을 쭉 해왔고 김백준 씨보다 더 돈 관리를 직접 했다"며 국정원 특활비 의혹뿐 아니라 다스의 BBK 투자금 회수 의혹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만큼 친밀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건 지난 2012년 김 전 실장이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됐을 때부터라는 게 이 전 대통령 주변인들의 추측이다.

김 전 실장은 2012년 7월 솔로몬저축은행 당시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됐다. 청와대 문고리 인사가 비리 혐의로 기소되자 청와대는 물론 당시 여권이 큰 타격을 입었다.

김 전 실장은 1억8천만 원의 돈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년 3개월 형을 선고 받았으나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기대해 항소를 포기했으나 이명박 대통령 임기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임기에서도 사면을 받지 못했고, 결국 형기를 모두 채우고 만기 출소했다.

2013년 9월 만기 출소를 1개월 앞둔 상황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전 실장은 귀휴를 받아 문상객을 맞았지만 청와대 인사를 포함해 장례식장을 찾은 당시 여권 인사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통령도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정 전의원은 라디오에서 "MB가 조문도 안 가고 꽃도 안 보냈다"며 "정말 너무나 처절하게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김 전 실장이 출소하기 전에 부인이 자살했다"며 "그러나 MB가 거기(부인의 빈소)에 안 갔을 뿐만 아니라 꽃도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실장으로서는 정말 너무나 처절하게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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