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사진 [출처=두산중공업 홈페이지]
원자로 사진 [출처=두산중공업 홈페이지]

[그린포스트코리아 홍민영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매각한다는 매각설에 휘말렸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두산중공업을 매각하고, 그룹의 경영 방향을 중공업 위주에서 연료전지와 같은 신수종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그룹의 핵심 축은 (주)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밝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과 일맥상통한다.

두산그룹은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을,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각각 인수하며 인프라 중심 회사로 성장해왔다. 두산중공업이 두산 그룹의 얼굴로 인식되며, '중호장대' 기업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두산그룹은 새로운 사업 구조로 재편한다는 목표다. 두산중공업 매각 후 (주)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줄어든 차입금을 신수종 사업 투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복안.

현재 (주)두산의 최대 이익은 자체사업인 전자, 모트롤, 연료전지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자제품의 필수소재인 동박적층판(CCL, 인쇄 회로에 사용되는 적층판)을 삼성전자 및 애플 등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전지 역시 2016년 누적 수주 1조원을 넘기며,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2023년까지 발전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2030년까지 28%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를 실시하면서 대형 연료전지의 수주 가능성도 올라갔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도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이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건설기계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한편 두산그룹 총수 일가의 비교적 심플한 지분 구조가 두산중공업 매각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의하면 두산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지분의 36.82%를 보유한 (주)두산이다. 두산그룹 총수 일가 중에서는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과 박정원 현 회장만이 각각 지분의 0.1%씩만 갖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36.3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수 일가 보유 주식은 한 주도 없다. 

즉,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분할 매각해도 (주)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현재의 지배구조는 변화가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 발전플랜트는 정부의 측면 지원이 약화되면서 향후 해외 원선수주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두산이 수익성이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mybb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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