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광풍] 정부도 투자열기 못 막아…'김프'만 50% 웃돌아
[가상화폐 광풍] 정부도 투자열기 못 막아…'김프'만 50% 웃돌아
  • 조규희 기자
  • 승인 2018.01.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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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오는 11일까지 국내 6개 은행 거래소 가상계좌 특별검사 착수
최종구 위원장, "부실 거래소 퇴출, 시장으로 자금 유입 차단할 것"
투자자, 거래소 내실화에 긍정적 영향 기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출처=구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출처=구글]

 

[그린포스트코리아 조규희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에 이용되는 가상계좌에 대해 대대적인 검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지만 투자자의 투자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지난 8일 금융위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협, 기업, 신한, 국민, 우리, 산업은행에 대해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8일부터 오는 11일까지 가상화폐 거래소에 이용되는 가상계좌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일고 있는 가상화폐 광풍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범죄와 불법자금 유통을 방지해야 할 은행이 위험과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 거래소에 실명 확인이 어려운 가상계좌 서비스를 제공했다"라며 은행권을 비난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특별점검에서 위법 사안이 발견되면 계좌 제공 서비스 중단 등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위법행위가 발견된 은행은 가상계좌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출처=금융위]
최종구 금융위원장 [출처=금융위]

 

대부분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금의 입출금에 가상계좌 서비스를 이용한다.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법인 명의로 가상계좌를 발급받아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농협을 비롯한 6개 은행에서 발급된 가상계좌는 지난달 기준으로 111개, 예치 잔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이번 특검을 통해 시스템이 허술한 거래소를 퇴출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상화폐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투자자 불안 없어…거래소 제재엔 '환영'

정부 발표가 투자자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이전에는 발표 내용이 일으킬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했지만 △불법자금 세탁에 목적이 있고 △투자자에 직접 영향을 미칠 과세 정책 등의 내용이 아니며 △이미 거래소 계좌 개설이 한시적으로 금지돼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본 발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상황이다.

한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적절한 정부 규제는 거래소의 횡포가 줄고, 책임이 늘어날 수 있는 건전한 시장환경 조성에 순영향을 줄 것"이라며, 환영의 목소리를 보냈다. 다른 투자자는 "적절한 과세를 한다는 정부의 의견도 존중한다"라며, "단, 이를 시행하기에 앞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 마련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주식 거래에 거래와 관련된 세금을 받는데, 이와 같은 세금은 낼 용의가 있다는 의미. 단, 세금을 걷게 된다면 가상화폐 시장을 주식시장과 같은 제도권 시장으로 인정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

이와 같은 주장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거래소 서버 마비 빈도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거래가 과열되는 상황에 거래소가 '먹통'이 되기도 하는데, 과거 일주에 1, 2회에 머물던 마비 빈도가 최근에는 일 2, 3회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보호해줄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황. 때문에 투자 타이밍을 놓쳐서 손해를 봤어도 하소연할 곳도 없다.

투자자들은 내심 정부의 칼끝이 거래소를 겨냥해 투자자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한 곳이 빗썸 [출처=빗썸]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한 곳이 빗썸 [출처=빗썸]

 

시장 과열양상 여전…김프 50% 웃돌아도 늘어나는 '존버족'

가상화폐 시장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주식사장의 '장기투자'를 의미하는 '존버'('존나게 버틴다'는 시장 은어로 장투를 의미)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시책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시장이 우상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자신이 투자한 화폐가 일정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목석'처럼 상황만 지켜본다.

투자자들은 2017년에 비트코인 20배 이상, 이더리움 15배 이상, 리플 2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등 학습을 통해 존버의 수익율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존버족이 양산되며 덩달아 '김프'('김치 프리미엄', 글로벌 거래소 대비 국내 시장가 가격 프리미엄)도 늘고 있다. 지난 12월 20%대를 넘어선 김프가 현재는 50%에 육박하고 있다. 팔아야 할 때 안 팔고, 살 물량이 없으니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것. 특히 김프가 시장 조정이나 하락 시기에 점점 늘고 있다는 면에서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현재 '김프' 현황 [출처=luka7.net]
1월 9일 오전 11시 현재 '김프' 현황 [출처=luka7.net]

 

언젠가 거품이 꺼지면 국내시장이 글로벌 대비 훨씬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 그러나 투자자들은 김프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존버가 곧 수익'이라는 믿음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800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가상화폐 시장은 초기 시장에 불과하다. 즉, 정부 차원에서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 마련 단계로 봐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성격이나 정의도 마련하지도 못하고, 규제와 과세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내 가상화폐 전문가 부족이 이와 같은 상황을 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투자과열의 책임을 '은행'에 전가하려는 발상은 다소 '유아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