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알파인 스키장 생태복원 제대로 이뤄질까
정선 알파인 스키장 생태복원 제대로 이뤄질까
  • 조옥희 기자
  • 승인 2018.01.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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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산림생태복원사업 전면 복원으로 결정
강원도, 예산 확보 비상... 문체부 “지자체 책임”
정선 알파인 스키장. 출처=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정선 알파인 스키장. 출처=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최고의 원시림으로 꼽혔던 강원 정선 가리왕산은 다시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가리왕산 산림생태복원사업을 둘러싼 강원도와 정부, 지역사회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에 대한 온 국민의 염원과는 별개로 올림픽 후 가리왕산의 생태가 제대로 복원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 생태복원추진단은 지난해 12월 경기장이 들어선 가리왕산 산림생태복원사업에 대해 콘도와 호텔 시설을 제외한 경기장 전부를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산림생태복원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이 불발되면서 사업 주체인 강원도는 난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림픽 이후의 관리·복원 등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

가리왕산은 500년을 이어온 원시림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3년 6월까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철저히 보호됐다. 그러나 강원도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가리왕산 184만여㎡ 규모에 알파인스키 슬로프, 곤돌라와 리프트, 관람석 스타트하우스, 주차장 등이 지어졌다. 총 공사비는 2060억여원이 들었다. 

환경단체들의 반발은 거셌다. 단 4일 경기를 위해 500년 원시림이 하릴없이 잘려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환경단체들은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 분산 개최 요구 등 강하게 저항했다. 강원도는 이에 생태복원추진단을 꾸려 복원계획을 정하고 환경에 가장 적은 영향을 끼치는 방향으로 경기장을 건설했다는 설명이다.

강원도는 이와 관련 활강 출발 지점을 가리왕산 중봉에서 하봉으로 수정해 산림훼손 면적을 최소화했고 산 곳곳에 세우는 조명탑도 꼭 필요한 코스에만 세웠으며 스타트 하우스 등 여타 건물도 임시 시설로 지었다고 밝혔다.

정선 알파인 스키장 전면 복원 계획

강원도는 당초 가리왕산 보호구역은 복원하되 정선 알파인 스키장의 슬로프, 곤돌라 등 시설을 사후 활용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전면 복원으로 결정했다. 강원도는 이달 중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에 정선 알파인경기장 생태복원 수정 계획안을 제출해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강원도의 복원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도는 복원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산림청과 환경부, 문체부에 신청했으나 모두 불발됐다고 밝혔다. 도는 생태복원사업에 410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도가 확보한 재원은 10억원뿐이다.

강원도-문체부 신경전

이에 따라 강원도는 가리왕산 복원사업을 위한 정부 지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는 평창올림픽 사후 관리 복원은 경기장 시설로 보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복원사업에 투입되는 막대한 재원을 두고 지자체와 정부가 서로 떠넘기기를 하는 셈이다.

강원도는 이에 대해 “복원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도 예산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국비는 전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가리왕산 복원 주체는 강원도지만 올림픽이 강원도만의 대회가 아닌 국가행사라는 점에서 환경 복원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등이 모두 나서야 하고, 특히 문체부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체부의 입장은 다르다. 문체부 관계자는 강원도의 예산 지원 주장에 대해 “강원도 주장은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올림픽 경기장 건설과 대회의 순조로운 진행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해왔다”면서 “하지만 대회 이후 관리와 복원은 그 주체인 강원도가 책임질 일이다”고 선을 그었다.

환경단체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강원도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규석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팀장은 “중앙정부는 사후관리 복원은 경기장 시설로 보지 않기 때문에 예산을 배정하지 않겠다는 건 애초부터 확정된 사항”이라며 “강원도는 그런데도 별 복안이나 대책 없이 스키장 건설을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정 팀장은 이어 “나가노 올림픽을 예로 들면 활강경기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정 정도 자연을 훼손한 부분이 있었지만 나가노현은 지금까지도 생태복원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강원도의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다만 그는 “시민단체 입장에서는 생태 복원이라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점에서 정 안되면 중앙정부에서도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igy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