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원유시추 MOU 중 본계약 체결 한 건도 없어

▲ 해외 석유자원 개발 현황 = 출처 한국석유공사

 

정부에서 지난 3년간 맺었던 원유시추 관련 MOU 중 본계약 체결까지 간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8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MOU를 맺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계약이 체결된 사례는 다섯 곳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모두 석유자원이 아닌 광물 관련 계약이다.

나머지 20여 개에 달하는 MOU는 본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채 용도폐기됐다. 양국간 경제성을 따져 보는 본 계약 성사 단계에서 '코드'가 맞지 않았기 때문.

때문에 지식경제위원회는 국감을 통해 "본 계약 성사 전인 MOU 체결만으로 자원외교의 성과를 홍보하는 문제를 시정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그러나 여전히 UAE 10억 배럴 확보 MOU에 명시돼 있는 최소 10억배럴 이상 생산 광구에 참여 기회 보장 및 100% 지분 확보를 이미 확보한 것처럼 해석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양해각서 그 자체로는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다"면서 "계약이 될 지 안 될 지는 결국 MOU 체결 당사자들만 알 수 있는 영역"이라 평가했다.

또한 100% 지분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44개 탐사·개발·시추 광구 중 실제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시추 광구에서 한국이 100% 지분권을 행사하는 곳은 현재 단 한 곳도 없다.

한국이 100% 지분을 행사하는 경우는 여전히 탐사 및 개발 작업이 진행 중인 소수 광구에 불과하다.

대부분 메이저 석유업체 또는 국가 소유의 광구에 금액을 지불하고 일부 지분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UAE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재 UAE에 진출해 있는 회사들은 엑슨모빌, BP, 쉘, 토탈 등 슈퍼메이저급 석유사들이다.

이 회사들은 현재 UAE 생산 원유 전체의 40% 지분을 확보하고 있으며 나머지 60%는 UAE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다.

지경부 측 설명에 따르면 2014년 계약이 만료되는 이들 슈퍼메이저들과 무관하게 10억 배럴을 100%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이 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복안을 내놓지 못해 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현실적으로 슈퍼메이저급 회사들과 UAE가 계약을 파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일례로 엑슨모빌의 경우 UAE에 1930년도부터 진출해 지금까지 시추 사업을 펼쳐 왔다. 현재 호주의 OMV와 같은 업체들도 이들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상태다.

40%에 대한 세계 1~5위 업체들간의 경쟁에서 2009년 기준 세계 77위 규모인 한국석유공사가 낄 틈은 없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60%를 가진 UAE 정부 측이 한국에 지분 양도를 해 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UAE 정부가 국가 수익을 줄이면서까지 한국에 양도해 줄 '의리'를 발휘할 지는 의문이다.

결국 본 계약이 성사된다고 해도 100% 지분 확보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지경부 내부에서조차 "메이저사들의 기존 지분을 인수하거나 UAE 국영석유사의 지분을 넘겨받는 등의 구체적인 방식이 적시돼 있지 않고 메이저사들의 협상력이나 UAE와 미국ㆍ영국ㆍ일본 등과의 관계까지 감안할 경우 100% 확보라고 말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an3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