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실, 신한울 1,2호기에 규격 미달 그레이팅 시공 확인

 
한울원자력발전소 전경.
한울원자력발전소 전경.

 

[그린포스트코리아]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원자력발전 1, 2호기에 규격 미달된 그레이팅(바닥판)을 시공한 사실을 확인, 직원 7명과 관련 부처에 대해 견책·경고·주의·시정 등의 징계조치를 내렸다.

2일 한수원 감사실에 따르면 감사실은 지난해 7월 10일부터 9월 29일까지 신한울 1, 2호기에 설치된 그레이팅이 기술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이라는 등의 제보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해당 업무 담당자와 관련 부처의 부적절한 업무처리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내부 검토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 11일 상임위원회의 결재로 관련 담당자와 부처에 대한 징계조치를 확정했다.

지난해 8월 한수원은 신한울 1,2호기에 불량 용접된 그레이팅이 설치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해 전량 수거 및 재시공에 나선 바 있다. 한수원은 이와 관련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해당 제품 전량을 교체토록 통보했다.

그레이팅은 발전소나 공장 등에서 내부 수증기 등이 원활하게 빠져나가도록 구멍이 뚫린 철제 구조물이다. 한수원 시공 기술규격에 따르면 이 제품은 모든 접합부를 용접해야한다. 하지만 신한울 1,2호기에 시공된 제품은 용접이 50%만 이뤄져 기준에 미달했다.

한수원은 애초 해당 그레이팅에 대해 합격 판정을 내렸다가 뒤늦게 제보를 받고서야 불량 제품임을 인지했다. 제보가 없었다면 제품이 기술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지나쳤을 가능성마저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각계에서는 그레이팅이 원전 운영에 필수적인 제품은 아니지만, 안전을 최우선해야 하는 원전의 부품·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지난 2013년 원전 납품비리 사건으로 신뢰가 추락했던 한수원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수원 직원들은 규격 미달 그레이팅이 설치되는 2년 반 동안이나 인수검사 업무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용접 건너뛰기는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하지만 이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것이다.

감사실은 이와 관련 “그레이팅 용접 부위가 하부에 위치하고 있어 용접부 모두를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할 수 있으나, 그레이팅은 설치지역에 따라 외곽 규격만 차이가 있을 뿐 내부규격 및 용접방법 등은 모두 동일하다”며 “이를 감안하면 최초 인수 검사시 시공기술규격서나 도면 등 계약 요건 만족 여부를 제대로 확인만 했다면 조기에 문제점을 확인해 조치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수원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그레이팅 교체로 인한 신한울 1,2호기 준공일 지연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 결과에도 나타나듯 그레이팅 시공은 해당 직원들의 업무 처리 미흡 등에 따른 것이지 공사에는 어떤 영향도 없다”며 “준공 시기가 늦춰진 데는 공사 진행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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