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보안 관리 허점 여실히 노출
앞뒤 안 맞는 대한항공의 해명, 무엇이 진실인가?

[출처=대한항공]
[출처=대한항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조규희 기자] 대한항공의 보안상 허점이 여실히 노출됐다.

지난 13일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출발, 인천을 거쳐 뭄바이 도착 예정이던 대한항공 여객편(KE130편)에 인도인 A씨가 탑승하지 않은채 A씨의 짐만 실려 인천공항까지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법에서는 테러 등을 예방하기 위해 승객이 탑승하지 않으면 그 승객이 맡긴 수화물은 반드시 내려야 한다. 만약 운항 중 승객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회항해야 한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승객 없이 짐만 싣고 약 12시간에 걸친 비행을 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직원의 부주의에서 비롯됐다는 게 대한항공의 주장이다. 

대한항공은 오클랜드 이륙 전 탑승객 확인 과정에서 A씨 자리에 앉은 승객에게 본인 여부를 확인했는데, 해당 승객으로부터 '맞다'는 답을 듣고 출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 자리에 A씨가 아닌 가족 중 한 명이 타고 있었으며, 승무원이 승객에게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성이 같아 실수가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대한항공은 A씨가 탑승하지 않은 사실을 비행기가 인천에 도착한 후 A씨 가족이 인도 뭄바이행으로 환승하는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의 승객·보안 관리의 허술함이 여실히 노출된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주장에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비행기를 타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탑승 시 입구 앞을 제외하면 기내에서 티켓이나 본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 즉, 대한항공의 주장대로 A씨 가족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승무원이 승객에게 질문을 했다면 이 역시 정상적이지 않은 잘못된 상황으로 인지했기 때문에 질문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의 주장처럼 한 승무원의 실수라고 변명하기엔 의구심이 든다.

비행기 승객 입장에서 볼 때는 대한항공의 주장은 다소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이번 문제의 발단이 된 수화물 처리 문제에 대해 "일행이 함께 수화물을 부치는 과정에서 수화물의 명의가 바뀌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실질적으로 항공사 직원이 이를 일일이 챙기기는 역부족"이라며, "승객들이 자신의 수화물이 자신의 명의로 돼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본 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사 완료 후 처벌 수위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khch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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