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벌레 수액' '결핵 간호사' '거꾸로 엑스레이' 등

출처=질병관리본부 페이스북
출처=질병관리본부 페이스북

 

[그린포스트코리아] 한 병실에서 신생아들이 갑자기 사망하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은 이전에도 어처구니없는 의료사고가 잇따랐다. 그때마다 병원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이번엔 신생아 4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졌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노력이라도 그때그때 했다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한탄의 목소리마저 터져 나온다.

실제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지난 9월 17일 5개월 된 영아에게 수액을 투여하던 중 수액통에서 날벌레가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요로감염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해당 영아는 14시간이나 이른바 ‘날벌레 수액’을 맞았다. 더 기가 막힌 건 날벌레 수액을 발견한 사람은 의료진이 아니라 부모였다는 점이다. 의료진은 이 사실을 14시간이나 모르고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사고가 당시 해당 수액을 납품한 업체가 품질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결론 내렸지만, 이대목동병원의 부실한 제품 안전 관리나 환자 관리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클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앞선 지난해 7월에는 이번 사망 사고를 낸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한바탕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 등 보건 당국이 서둘러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영아 2명과 직원 5명이 잠복결핵 감염 판정을 받았다.

3년 전인 2014년에는 일명 ‘거꾸로 엑스레이’ 사건도 터졌었다. 2013년 말부터 2014년 4월까지 4개월간이나 좌우가 바뀐 환자의 엑스레이 필름 영상으로 5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한 황당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당시 한쪽 콧구멍에만 축농증 증상이 있던 환자 100여명은 축농증 증상이 없는 멀쩡한 콧구멍을 치료받아야 했다.

상황이 이쯤되자 병원 운영 전반에 총체적이고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잇단 의료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발표한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만 지켜졌어도 이번 신생아 사망 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이대 목동병원은 신생아 사망 사고 이후에도 “유족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빠른 시일 내에 사태 발생 원인 규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pigy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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