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수수료·높은 예금 금리 등 만족도 시중은행에 압승
보안 신뢰도는 38.7%에 그쳐…'개인정보 유출 우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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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 신새아 기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였다. 높은 이용자 만족도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고 있지만 보안 분야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편이어서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4월과 7월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올해 순차적으로 출범한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ICT 기술에 기반한 온라인 영업망 구축 등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혁신적 서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은행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11월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의 가입자는 435만명을 넘었으며, 수신(예금) 규모는 4조200억원, 여신(대출) 규모는 3조3900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출범이 7월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급성장세다. 케이뱅크도 가입자 59만명, 수신액 9700억원, 여신액 7600억원을 기록해 역시 만만치 않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단 신규 영역을 개척했다는 의미를 넘어 기존 은행권과 금융시장에도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낮은 수수료·높은 예적금 금리…시중은행 비해 만족도 높아

인터넷전문은행의 급성장은 소비자 만족도에서도 드러난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조사한 '인터넷전문은행 이용실태·만족도에 대한 소비자 설문' 결과 수수료, 금리 등 6개 항목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만족도가 시중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을 앞질렀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반년여 만에 여러 분야의 서비스 만족도가 시중은행을 앞질렀다는 점은 의미있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송금과 출금 수수료 만족도 부문에서는 최대의 격차를 보였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송금·출금 수수료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04점이었던 반면 시중은행의 인터넷·모바일뱅킹 서비스는 2.75점에 불과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출급할 경우에도 수수료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케이뱅크는 GS25와 우리은행 ATM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 없이 출금이 가능한 반면 시중은행은 고객 등급에 따라 수수료가 부과된다.

카카오뱅크는 ATM 수수료 면제의 범위가 더 넓다. 특히 내년 6월 30일까지 금융결제원 현금지급기(CD) 공동망에 참여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증권사, 새마을금고, 신협을 비롯한 나이스핀링크, 효성, 롯데피에스넷, 한국전자금융 등 밴(VAN) 사업자의 ATM 11만4000대에서 수수료 없이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계획이다.

거래인증 편의성에 대해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3.82점, 시중은행 인터넷·모바일뱅킹이 3.22점을 얻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인증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가 더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문, 홍체 등 생체정보와 6자리 비밀번호만으로 손쉽게 거래가 인증된다는 면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해석된다.

보안 신뢰도는 향상은 풀어야 할 숙제

인터넷전문은행이 풀어야 할 숙제는 보안 신뢰도 향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시민모임 조사결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보안 신뢰도는 38.7%에 머물러 시중은행 인터넷·모바일뱅킹의 75.2%의 절반 수준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소비자들은 비대면 금융개인정보 유출과 불완전한 비대면 금융상품판매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위험을 우려했다. [출처=소비자리포트]
응답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위험을 우려했다. [출처=소비자리포트]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 없이도 △본인명의 휴대폰 △신분증사진 △본인명의 타행계좌 입금내역 등만 제출하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간편하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보안상의 헛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고객이 이용하지 않은 잔액이 카카오뱅크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는 등 보안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빠르고 간편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연일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그 시장의 개화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꽃을 피우기 위해선 보안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잠재우고,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보다는 금리·수수료 조건 등은 우수한 반면 정보유출을 비롯한 금융사고에 대한 신뢰도는 부족하다"라며,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보안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aeah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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