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서울대인권센터, 미군 작성 전투일지 등 통해 위안부 26명 밝혀
이복순 할머니 확인… 하복향 할머니 피해사실도 16년만에 드러나

출처=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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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조옥희 기자] 남태평양 일본 해군기지인 ‘트럭섬’에도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기록 등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그동안은 트럭섬에 조선인 위안부가 존재했다는 증언만 있었다. 태평양 남서쪽에 위치한 트럭섬(Chuuk Islands)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해군함대의 주요기지로, 당시 많은 조선인들이 기지건설 등을 위해 강제 동원됐던 곳이다.

서울시는 서울대인권센터 정진성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당시 미군이 작성한 전투일지와 조선인 위안부들이 귀환 당시 탑승했던 호위함 이키노호의 승선명부, 귀환 당시 사진자료, 일본인과 조선인들의 귀환에 대해 다룬 뉴욕타임즈 기사 등을 통해 위안부 26명의 존재를 밝혀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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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투일지에 따르면 당시 귀환한 총 1만4298명 중 3483명이 조선인이었다. 이 가운데 군인은 190명, 해군 노무자는 3049명, 민간인은 244명으로 나타났다. 이키노호의 승선명부에는 총 368명이 탑승했고 이 중 조선인은 249명이었다. 여성과 아이는 29명이었으며, 조선인 여성 26명과 아이 3명의 이름, 직업, 조직, 주소가 적혀 있었다.

시와 연구팀은 조사 과정에서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239명의 위안부 피해자 중 트럭섬으로 끌려갔다고 밝힌 유일한 증언자인 고 이복순 할머니로 추정되는 인물을 발견,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출처=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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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생전 위안부 피해사실을 고백했지만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에 등록하기도 전에 숨을 거둔 고 하복향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증명해 묻힐 뻔했던 피해사실에 대해 역사적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됐다.

필리핀으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의 포로 심문카드 33개를 확보해 사진, 생일날짜, 주소지, 손가락 지문 등을 토대로 역추적하고 지문 일치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하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증명하는데 성공한 연구팀은 “본인의 증언이 아닌 사료를 통해 피해사실을 증명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설명했다.

시는 “정부에 공식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9명이지만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에 발굴된 자료를 정리‧분석해 위안부 피해에 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실태 파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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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지난해부터 새롭게 발굴하고 축적해온 일본군 위안부 사료를 바탕으로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1, 2권을 내년 1월에 출판할 에정이다. 내년 2월에는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위안부 전문가와 단체를 초청해 위안부 자료 조사의 과제와 교류,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pigy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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