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출신 기대… 낙하산·비전문가 인사 비판도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그린포스트코리아 조옥희 기자] 국립공원관리공단 권경업호가 닻을 올리고 출항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흘렀다. 선임과정에서 현 정부와 가까운 낙하산 인사 지적을 받은 만큼 공단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만만하지 않다. 게다가 정책집행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하지만 산을 노래하는 시인이 국립공원 수장을 맡으면서 자연환경과 생태를 관리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권경업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집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3년이다. 권 이사장은 1977년 설악산 토왕성 빙폭을 등반하고, 1982년 부산 최초의 히말라야 원정대 등반대장을 맡은 바 있는 산악인이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연작시 60여편을 연재한 시인이기도 하다.

권 이사장은 1989년 최초로 노인 무료급식소를 세운 비영리단체인 사단법인 아름다운사람들 이사장을 맡아왔다. 이 단체의 이름으로 네팔에 병원과 병원 전력공급을 위한 수력발전소를 건립하는데 기여한 사회사업가이기도 하다.

권 이사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평생 산을 사랑한 산악인으로 공단을 맡을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낙하산 비전문가라는 논란도 존재한다. 권 이사장이 현 정부와 가까운 인사라는 점에서 보은 인사 논란도 나왔다. 권 이사장은 지난 5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공식 지지한 바 있다.

또 권 이사장은 엄밀히 따지면 국립공원관련 전문가는 아니다. 산악인이자 사회 활동가로서 그에 대한 지지가 있지만, 오랜 기간 낙하산 인사의 대표적인 기관이라는 오명을 짊어진 공단 내부에서는 우려의 시선이 존재한다.

실제 역대 공단의 이사장 12명 중 11명은 비전문 낙하산 인사였다. 육군본부 공병감 출신인 박운영 초대 이사장을 비롯해 이석윤(2대, 육군본부 공병감), 김남전(3,4대, 13대 국회의원), 엄대우(5대, 새정치국민회의 사무부총장), 김세옥(6대, 경찰청장), 정영식(7대, 대통령비서관), 김재규(8대, 부산민주시민협의회 사무국장), 엄홍우(10대, 희망세상농업포럼 상임대표), 어청수(11대, 경찰청장) 박보환(13대, 한나라당 원내 부대표) 이사장이 당시 정권과 가까운 인사들이었다.

권 이사장은 취임식에서 "국립공원을 온전히 보전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평생 산에서 배운 절제와 비움의 미학, 나눔의 미학을 국립공원을 통해 사회에 뿌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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