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바다뱀 신경독 성분 활용한 의약품 소재 개발 추진

제주 성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바다뱀 모습 [출처=해수부]
제주 성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바다뱀 모습 [출처=해수부]

[그린포스트코리아 박현영 기자] 바다뱀의 신경독 성분을 활용한 의약품 소재 개발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추진된다. 바다뱀의 독연구는 전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다.

해양수산부는 진정바다뱀아과에 속하는 바다뱀의 신경독 성분을 활용한 의약품 소재 개발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이번 바다뱀은 지난 6월과 9월 제주 성산 앞바다에서 61년 만에 서식 사실을 확인했다.

그간 육상에 서식하는 뱀의 독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은 있었지만, 바다뱀의 독을 활용한 연구사례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해수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된 바다뱀을 포함함 바다뱀 2종의 신경독 성분을 활용, 2018년부터 진통제 등 의약품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 착수한다.

최근 생명공학기술이 발달돼 독성을 지닌 해양생물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양생물이 가진 독이 체내 특정 부위에 작용될 수 있도록 독성을 조절해 진통효과, 항염증효과 등을 지니는 유용물질을 개발하는 것.

실제 복어는 간과 난소(알)에 주로 들어 있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을 활용, 진통제 및 근이완제 개발 연구 진행한 바 있다. 또 청자고둥은 치설(입 속에 있는 줄기모양 기관)에 있는 ‘코노톡신(conotoxin)’이란 독을 활용, 암환자 등을 위한 진통제 개발 연구 진행했다.

이번에 발견된 바다뱀은 제주 성산항 40km 해상에서 포획,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생태보전연구실 김민섭 박사 연구팀에 인계됐다. 연구팀은 해당 뱀이 코브라과(진정바다뱀아과)에 속하는 종인 것을 확인했다.

바다뱀은 1956년 부산 초량 근해에서 관찰된 이후 61년 만에 국내 서식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종이다. 납작한 머리에 등은 검고 배면이 노란 특징을 지녔다. 아가미 없이 폐로 호흡해 주기적으로 수면위로 헤엄쳐 올라오며, 연안에서 자주 관찰되는 어류 바다뱀과는 달리 맹독을 지니고 있다.

윤두한 해수부 해양수산생명과장은 “해양수산생명자원을 활용한 해양바이오 산업은 매년 5%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망 산업”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바다에 살고 있는 해양수산생명자원을 소재로, 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 활용될 수 있는 유용물질 및 원천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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