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살아있는 역사, 명인 5인과 현 무용계의 톱스타 5인의 고품격 무대'

올해의 무용인들의 다채로운 공연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었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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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예술단 공연 모습 [출처=한국무용협회]

[그린포스트코리아 박현영 기자] 제38회 서울무용제가 11월 한달간의 축제를 끝내고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국무용협회(이사장 조남규)는 올해 서울무용제에 혁신을 더해, 11월 한 달을 ‘가장 품위있고, 가장 재미있고, 가장 잘난 춤’으로 대학로를 뜨겁게 물들였다.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이번 축제에선 경향각지 몸치들의 몸짓과도 같은 춤에서부터 우리시대 최고 명무명인들의 춤까지, 대한민국을 들썩일 모든 춤들이 모여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올해 서울무용제엔 △명무명인 조흥동, 배정혜, 국수호, 양성옥, 이은주 △댄싱스타 차진엽, 김설진, 이선태, 조재혁, 박수진 & 최태헌 등 대한민국 최고의 무용가들이 대거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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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페스티벌 [출처=한국무용협회]

지난 9일 사전축제로 열린 ‘4마리 백조 페스티벌’은 ‘백조의 호수’ 무대를 기발한 아이디어 공간으로 재구성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남궁연 예술감독과 함께한 이 무대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몸치 아저씨까지도 제한없이 참여해 무대를 즐겼다. 관객들은 몸치들의 반란에 무용가들이 당황하는 흥미진진한 무대를 관람할 수 있었다.

11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개막무대에선 이 시대의 살아있는 역사, 5인의 고품격 무대가 펼쳐졌다. ‘무.념.무.상.(舞.念.舞.想.)’을 주제로 열린 이 공연은 한국 무용계 최고 대가인 조흥동 명무와 국수호 명무의 자존심을 건 무대였으며, 전통무대로 돌아온 배정혜, 양성옥, 이은주 여성 명인들은 국화꽃보다 깊은 춤의 내음 선사했다.

우리나라 전통춤으로 구성된 개막무대에서는 조선 말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치던 어렵고 힘든 시대에서도 오로지 춤만을 생각한 명인들의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를 느낄 수 있었다. 무대의 주제였던 ‘무.념.무.상.’은 '평생을 춤만 생각하고, 춤추는 것이 일상이며, 춤만을 생각한 명인의 가장 완전한 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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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무상 개막공연 모습 [사진=환경TV DB]

14일엔 현대 무용계의 톱스타들이 ‘무.념.무.상. Part 2’를 주제로 무대를 꾸몄다. 현대춤판으로 진행된 본 무대는 한국무용협회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섭외한 무용가 차진엽, 조재혁, 김설진, 박수정 & 최태헌, 이선태이가 멋진 춤의 퍼레이드를 선사했다. 본 무대에 대해 관객들은 패기에 찬 젊음과 넘치는 끼, 숨 막힐 듯 터져 나오는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현 무용계 톱스타 5인의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빛나는 무대였다고 호평을 쏟아냈다.

17일부터 24일까지는 본격적인 서울무용제 경연이 이뤄졌다. 이현예술단, 코리안댄스컴퍼니, 홍경화현대무용단 등 모든 장르의 순수한 무용공연이 펼쳐졌다.

각 장르의 공연 실적이 있는 6개의 순수무용단체들은 서울무용제만을 위해 준비한 새로운 창작품을 공연했다. 한 단체 당 30~40분 분량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더 우수한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경합했다.

공연에 참가한 단체들은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대상, 우수상 등 단체상과 안무상, 연기상, 무대예술상 등 개인상을 수상했다. 관객들은 도전정신과 열정을 가득 담은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으며, 올해의 우수 작품이 무엇인지 저마다 상상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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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예술단 공연 모습 [출처=한국무용협회]

내일(26일)은 마지막 공연이 펼쳐지며, 경합을 시상하는 시상식과 폐막식이 예정돼 있다. 내일은 관객들에게 보다 우수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무용수들의 열정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던 참가단체에게 상이 수여된다.

한국무용협회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안무 척도였던 서울무용제가 한때 무용가들조차 외면하던 이름뿐인 축제로 전락했던 시절도 있다”며,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무용가들의 꿈의 무대라는 명성과 위신을 다시 찾게 됐으며, 무용인들의 최대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경연 평가에 대해 “과거에는 모든 공연이 끝난 후 최종 평가를 했다. 그러나 이번부터 각 공연 후 즉각 평가를 해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가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심사방법을 완전히 개편한 만큼, 공정한 기회 속에 엄정한 심사를 뚫고 서울무용제 본상을 수상하는 팀이 최고의 명작이었음을 자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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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제 공연모습 [출처=한국무용협회]

한편 폐막 및 시상식은 26일 오후 6시 30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선 예술총감독이 그간 경과보고와 2018년 비전선포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며, 축하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관객들에게 '유려함의 극치'를 추억으로 선물한채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서울무용제가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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