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위협 등으로 인한 `인류최후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나태내주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지금보다 1분 앞당겨진 오후 11시55분으로 조정됐다.

이 시계를 관장하는 미국 핵과학자회는 10일(현지시간) 핵무기 감축 노력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2010년 1월14일 11시54분으로 맞춰졌던 시계의 분침을 1분 당겼다고 밝혔다.

운명의 날 시계는 핵 전쟁 등으로 인한 인류 멸망의 시점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있다. 전 세계의 정치ㆍ경제적 상황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시계의 분침을 앞당기거나 늦추는 방식으로 조정된다.

핵과학자회는 "2년전 세계 지도자들이 당면한 전지구적 위협에 잘 대처한 것으로 판단해 2007년 11시55분으로 맞춰졌던 분침을 1분 늦췄다. 하지만 많은 면에서 이런 기류가 지속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분침을 다시 1분 앞당겨 11시55분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운명의 날 시계' 조정식에 참석한 제얀사 다나팔라 핵과학자회 자문위원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과학자들은 핵무기없는 세계로 가는 길이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고 믿게됐다"고 분침을 앞당긴 배경을 설명했다.

'운명의 날 시계' 분침 조정 결정은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저명한 과학자들의 협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

지난 1953년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당시 자정 2분전까지 근접했었고, 냉전이 끝난 뒤인 1991년 자정 17분전인 11시43분까지 늦춰진 바 있다. 지금까지 총 20번의 조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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