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출처=애플]
아이폰X [출처=애플]

[그린포스트코리아 조규희 기자] 애플 아이폰X(텐) 출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아이폰X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애플에서 야심 차게 선보이는 '스마트폰'으로 아이폰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홈 버튼을 과감히 없앤 2.0(New version)의 모델이다.

대중들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지만, 아이폰X은 출시 전부터 논란에 휩싸여 있다.

지난 10월 24일(미국시간) 애플 팀 쿡 CEO는 최근 언론에 줄기차게 보도되고 있는 아이폰X 생산 부족에 대한 질문에 "가능한 많이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후 애플은 성명을 통해 예정된 바와 같이 10월 27일 선주문이 가능하고 11월 3일 제품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하며 소비자를 안정시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폰X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발표가 나온 지 하루 만인 10월 25일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X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페이스 ID의 정확도를 줄이게 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 ID는 다양한 센서로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해제하고 사용자를 인증하는 아이폰X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기능이다.
 

센서로 얼굴을 인식하는 아이폰X의 신기능 페이스 ID [출처=애플]
센서로 얼굴을 인식하는 아이폰X의 신기능 페이스 ID [출처=애플]

 

이를 구현하기 위해 아이폰X에는 닷 프로젝터, 플러드 일루미네이터, 적외선 카메라 등 핵심적인 3D 센서 모듈이 탑재돼 있다. 그중 3차원으로 얼굴을 인식하는 닷 프로젝터 생산이 가장 더디다는 게 블룸버그의 주장이다. 닷 프로젝터는 LG이노텍과 샤프에서 공급하고 있는데, 샤프가 낮은 수율(투입 수 대비 완성품 비율. 불량률의 반대)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블룸버그의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애플은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는 명백한 허위 보도이며, 페이스 ID의 오인식률은 기존 발표한 바와 같이 100만분의 1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정확도와 품질에 전혀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사태를 진화하고 나섰다.

아이폰X는 아이폰8과 동시에 공개됐다. 그러나 아이폰8과 8플러스가 9월 22일 출시됐음에도 아이폰X만 6주 후인 11월 3일 출시하는 이유를 들며, 이와 같은 의혹의 눈초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아이폰8은 '안전빵?'…현재까지는 '실패작' 
아이폰X과 함께 선보였기 때문일까? 아이폰8과 8플러스 판매는 예상을 훨씬 밑돌고 있다. 폰아레나는 애플 고객 서비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저조한 아이폰8 판매를 위해 아이폰7을 단종시켰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이폰8의 판매 실적은 아이폰7보다도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들은 아이폰8이 아이폰7 대비 큰 매력이 없다고 평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이폰8의 실패가 더 눈에 띄게 드러나고 있다. 야후파이낸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IT포털 사이트에서는 아이폰8 64GB가 공식 가격인 5888위안보다 500위안이 싼 5388위안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아이폰 출시 후 가격을 올려 판매하던 중국에서 마이너스 마진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중국의 한 스마트폰 판매자는 애플 웹사이트에서 8대의 아이폰8을 주문했으나 포장을 뜯기 전에 반품했다고 한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공식 사이트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이폰8가 판매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IT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3위로 밀려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웨이가 올해 2분기 점유율 11.3%로 12%인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분석이다. 아이폰X가 애플의 판매를 이끌지 못한다면 IDC의 예상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아이폰8의 판매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 "아이폰X 출시로 이를 기다리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X이 아이폰8의 최대 경쟁제품이 된 셈으로 애플로서는 제 살을 깍아 먹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애플이 이와 같은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왜 굳이 아이폰X과 아이폰8 시리즈를 동시에 출시했을까?

아직 아이폰X 출시 전이며, 아이폰8이 출시된 것도 한 달 조금 넘은 상황에서 아이폰8의 성패를 함부로 속단할 수는 없다. 또한 아이폰X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면 아이폰X 수요가 단번에 아이폰8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이 아이폰X을 메인으로 발표하면서 아이폰X 실패 시 안전장치로 아이폰8 시리즈를 출시했다는 분석이 현재로선 가장 타당해 보인다.
 

좌부터 아이폰X, 아이폰8 플러스, 아이폰8 [출처=애플]
좌부터 아이폰X, 아이폰8 플러스, 아이폰8 [출처=애플]

 

위기의 애플, '팬심'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이폰8 플러스에서 배터리가 부풀어 본체와 디스플레이 간 틈이 생기는 문제가 간간이 터지고 있다. 캐나다, 그리스, 대만, 일본, 홍콩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나, 애플에서는 조사 중이라고 짧게 논평했을 뿐이다.

이렇듯 애플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25일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폰X이 출시 첫날 사지 않는 첫 번째 아이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아이폰 구매를 위해 긴 줄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이와 같은 발언의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워즈니악은 "우선 아이폰8에 만족한다. 그런데 아이폰8이 아이폰6와 7과 무엇이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페이스 ID가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라고 밝혔다. 그의 인터뷰를 접한 사람들이 "워즈니악과 애플과의 관계가 나빠진 게 아닌가"라고 의심할 만큼 아이폰X과 아이폰8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애플은, 특히 아이폰은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고 제품이다. 솔직히 스티브 잡스에 대한 '팬심'이었다고 해석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6년이 흐른 가운데 출시한 아이폰X에서도 '애플=혁신'이라는 공식을 이어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9월 12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애플파크에서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8 시리즈와 아이폰X. 아이폰8는 기대에 못 미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110만 원 이상의 고가에 가격이 책정된 아이폰X 출시를 앞둔 현재 애플은 위기설에 휩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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