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성명호 원장, "전통적 패러다임 벗어나 협업해야 '윈윈' 가능

4차산업혁명 시대와 미래형자동차 컨퍼런스 현장 [촬영=김기성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와 미래형자동차 컨퍼런스 현장 [촬영=김기성 기자]

4차산업혁명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10월 18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4차산업혁명 시대와 미래형자동차 컨퍼런스(부제: 자동차, 융합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나다)'에서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성명호 원장은 "자동차 업계가 4차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타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통적 패러다임을 혁신하고 협업을 통해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가 급속도로 전개되면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와 전기차가 핵심 이슈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이 전기차 시대는 2020년 이후, 자율주행차 시장은 2030년 이후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전기차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자율주행차에 대한 연구도 빠르게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기존 상용차 제작사(이하 자동차 업체)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성 원장은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이 필요해 타 산업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부품이 기계 중심에서 전기, 전자, IT로 확장되고, 자율차, 전기차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대한 이슈가 생기면서 자동차 업체가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구축할 수 없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돼야 하므로 자동차 업체 혼자 힘으로 차량을 완성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많다. 성 원장은 "전자 업체들과 자동차 업체의 협업이 점점 늘고 있는 이유는 각각이 가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로 '윈윈'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하고 "삼성은 BMW, LG는 벤츠, 테슬라는 애플과 협업 중이며, 전기차, 자율주행차 기술에 관한 연구가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성명호 원장 [촬영=김기성 기자]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 성명호 원장 [촬영=김기성 기자]

 

4차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
자동차 업체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기존 업체뿐만 아니라 테슬라, 인텔, 엔비디아, 보쉬 등 새로운 업체들도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 원장은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이유는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이후 신생 메이커가 생기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엔진 제조에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그러나 최근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소규모 전기차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을 본다면 50년간 잠잠했던 시장에 파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현시점이 자동차 업체에겐 위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도전할 가치가 있는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신규 경쟁자가 등장하고, 시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가 현재보다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성 원장은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시장 규모가 현재의 수십 배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차가 기존의 자동차를 넘어 주요 IT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으로 혁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서비스, 편의성을 위한 신규 서비스와 비즈니스가 개발될 것인데, 그 규모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협업 통해 공생의 길 찾아야
해외에서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국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등 자동차, IT산업의 글로벌 기업과 함께 세계적 수준의 통신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초라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성 원장은 "미국은 실리콘밸리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으며, 유럽은 지도자가 체계적으로 로드맵을 세워 시스템적으로 변화에 잘 적응한다. 중국도 정부 주도로 전기차 확산 정책을 시행하는 등 매년 새롭게 발전 중이다.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자동차와 이종 산업 간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해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를 발족해 2년째 운영 중이다. 하지만 원활한 융합을 위해서 반드시 선행돼야 할 기술 공유에 국내 기업들이 아직은 소극적이라 큰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 공유가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영 시스템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이 필요에 의한 기업 간 공동 비즈니스 개발을 넘어 발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성 원장은 지금이 혁신을 이루기 위한 변화의 단계라고 주장하면서 재미있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회적으로 양극화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양극화의 발생 원인은 사회가 불안하거나 변화 중이라는 반증이다. 지금은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진화하는 중이다.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산업시대 기준으로 제품을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식사회에 맞춘 창의적 제품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융합이라는 단어가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한 지는 이미 10년도 넘었다. 그러나 아직도 기술적 융합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성 원장의 의견처럼 제품의 정의를 재정립해 비즈니스를 하고, 공동개발을 통해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야 할 것이다. 성 원장은 "더 이상 경쟁의 시대가 아니다. 공유를 통해 협력하는 상생의 시대에 접어든 만큼 한국도 그렇게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hch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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