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라는 '꿀보직' 유지를 위해 '예스맨'으로 전락 [출처=영화 예스맨 포스터]
사외이사라는 '꿀보직' 유지를 위해 '예스맨'으로 전락 [출처=영화 예스맨 포스터]

[그린포스트코리아 조규희 기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동섭 의원(국민의당)은 "서울대학교 교수들의 사외이사 겸직활동이 학자의 사회공헌차원을 넘어 영리사업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교수의 사외이사 겸직에 대한 지적은 이미 지난 2016년 국정감사에서도 한 차례 나온 바 있다.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서울대 교수 대부분이 소속 이사회에서 100% 찬성표를 행사해 '돈받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지적이 나온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사외이사를 겸직하는 서울대 교수는 12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 전임교원 사외이사 겸직 현황」을 인용해 "서울대 교수 총 2104명 중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교수는 120명"이라고 밝혔다. 단과대별로 공과대학이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영대학 28명, 의과대학 11명, 사회과학대학 10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의 평균연봉은 5026만원으로 작년 평균 4730만원 대비 300만원 가량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고, 경영전문대학원의 모 교수는 1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외이사 제도는 기업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을 견제하고,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경영에 다양한 시각을 주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비상근 이사로 분기 1회 정도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해 기업 경영활동을 감시하는 게 사외이사의 주 임무다. 이처럼 일 년에 몇 차례 회의 참석 만으로도 평균 5000만원을 상회하는 연봉을 받는 소위 '꿀보직'이기 때문에 사외이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교수들이 '돈받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작년에 이와 같은 논란이 일자 서울대 측에서는 같은 해 12월 「서울대학교 전임교원 사외이사 등 겸직허가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고 올해부터 사외이사로 연봉 2천만원 이상을 받을 경우 초과 금액의 15%를 학교 발전기금으로 환수하고 있다. 교수의 사외이사 활동 견제를 위한 취지로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이 제도에 대해 이 의원은 "서울대에서 올해 8월까지 학교 발전기금으로 5억 3천만원 이상을 적립했다"며, "사외이사 견제장치가 학교 곳간을 채워주는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 견제를 위해 도입된 사외이사제도가 거수기 노릇을 하는 서울대 교수에게 투잡으로 애용되고 있다"며, "서울대 측은 학교 배불리기에 불과한 학교 발전기금 적립 외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hch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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