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74개 지자체 100% 재생에너지로...일부 200%생산하고 전력 수출
스코틀랜드 한달간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 충당...포르투칼, 덴마크도
재생에너지 투자 급증, 세계 신규 발전용량 절반...친환경 신성장동력
제주도 2030년 전력 100% 신재생에너지로...지자체, 에너지 전환 열풍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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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인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발전 등 친환경 전력 중심 에너지 전환이 본격화 하면서 논란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2030년까지 발전 비율 2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산업자원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총 62.6GW, 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은 48.6GW로 늘려야 하는데 전환이 급격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이 같은 우려가 무색할 만큼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에 한참 뒤쳐졌다. 우리의 에너지 전환 목표 수준은 개발도상국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지난 14일 발표한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 시대(이진선)'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48개 개발도상국이 참여한 기후취약성포럼(Climate Vulnerable Forum)에서는 2030년에서 2050년까지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키로 했다. 과테말라는 2030년까지 80%, 모로코는 2030년까지 52%의 목표를 세웠다.  

[출처=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 시대(이진선)']
[출처=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지금은 재생가능에너지 시대(이진선)']

1. 각국 지자체 2030년 전력 60~100% 재생에너지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산하 기후행동을 위한 비국가 행위자 웹사이트 NAZCA(Non-State Actor Zone for Climate Action)에 따르면 전 세계 2508개 도시와 209개 지역이 재생가능에너지 보급 목표를 세우고 있다. 

파리 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한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은 지차체가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2015년 세계 경제 규모 6위인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30년까지 60%, 2045년까지 100%의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명시한 법안이 지난 5월 주 상원을 통과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이미 2030년까지 50%의 전력을 재생가능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추진중에 있으며 지난 5월 하루 전력 수요의 67.2%를 재생가능에너지만으로 공급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밖에 샌프란시스코(미국)와 시드니(호주), 말뫼(스웨덴)는 2030년, 후쿠시마(일본)는 2040년까지, 그리고 밴쿠버(캐나다)와 프랑크푸르트(독일)는 205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10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코펜하겐(덴마크)은 2025년까지 탄소 배출과 흡수량이 같아져서 탄소 순 배출량이 0에 이르는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출처=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출처=그린피스 서울사무소]

2. 독일, 74개 지자체 100% 재생에너지로...200%생산하고 남는 전력 수출

이미 지역 내 전력 수요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는 곳도 있다.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독일의 74개 지자체는 100%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 중이다.

독일의 인구 약 10만명의 라인-훈스 뤼크 지구(Rhein-Hunsrück District)에서는 지역 내 전력 수요의 배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남는 전력은 인근 지역이나 국가에 수출까지 한다. 에너지 효율성의 증가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로 이 지역은 기존의 에너지 원료 수입 비용을 지역 일자리 창출 등에 활용할 수 있었다. 15년 만에 이 지역 이산화탄소 배출은 9500톤 줄었고 200만 유로에 달하는 비용을 절약했다. 

3. 스코틀랜드 한달간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 충당...포르투갈, 덴마크도

스코틀랜드는 330만 전체 가구가 사용하는 가정용 전력의 136%를 한 달간 풍력 발전으로만 공급했다. 이는 스코틀랜드 국가 전체 전력 수요의 58%에 해당하는 양이다. 포르투갈은 4일 연속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모든 전력 공급했다. 국가 전체 재생에너지 공급률은 2013년 23%에서 2년만인 2015년 48%까지 증대됐다. 덴마크 풍력으로만 국가 전체 전력 수요의 140%까지 공급 후 남은 전력은 인근 국가인 노르웨이, 독일, 스웨덴으로 수출한 기록이 있다.

에너지 전환에 성공한 이들은 전력 수요 관리와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석탄과 원자력 비중을 점차 줄이면서,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재생에너지원을 확보했다. 

[출처=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출처=그린피스 서울사무소]

4. 재생에너지 투자 급증, 세계 신규 발전용량 절반...친환경 신성장동력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와 김경수 의원(민주당)이 지난달 3일 국회에서 가진 ‘탈원전 정책의 전망 및 해외 동향’ 정책토론회에서 켄드라 울리히 그린피스 활동가는  “전 세계 원자력 산업은 후쿠시마 사고가 있기 훨씬 이전부터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2016년 신규 건설된 원전이 3기밖에 되지 않았음에 비해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 비율은 화석연료의 2배, 원자력의 7배에 달했다”며 “2015년, 2016년 연속으로 재생가능에너지가 세계 신규 발전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5년 OECD 국가별 재생에너지 비중이 46국가 중 45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했지만 그만큼 성장동력이 크다.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친환경 전력정책의 비용과 편익'보고서는 "친환경 전원믹스는 국민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책인 동시에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수단"이라며 "한국도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전력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5. 제주 2030년 전력 100% 신재생에너지...국내 지자체, 에너지 전환 열풍

제주도는'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2030'에서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100% 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 단지와 평창동계올림픽을 운영하고, 인제군은 2045년까지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를 통해 2020년까지 원전 2기 분량의 전력을 감축키로 했다. 경기도는 '에너지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전력 자립률 70%, 신재생에너지 20%, 에너지 절감 20%를 목표로 했다. 

국내 전체 석탄화력발전의 약 절반 정도가 모여 있는 충남은 '에너지 전환 3.0'에서 에너지 효율화와 절약,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석탄화력발전소 5기 분량을 감축키로 했다. 원자력 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인 부산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30년까지 30%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에너지 전환 목표를 세운 지자체는 전주, 안산, 순천, 광명, 당진시 등이 있다.

이진선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활동가(기후에너지)는 "에너지 전환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이미 너무 낡은 것이 되어 버렸다"며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질문해야 할 때다.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재생가능에너지 중심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이 모두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econ@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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