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김치 연구소서 발효 대사산물 ‘히카’발견

다양한 연구 성과와 특허기술 보유로 김치 연구에 박차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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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문화가 변화하고 다양한 식품군들이 식탁을 채우면서, 다양한 종의 음식들이 김치를 대신하는 현상도 벌어진다. 그럼에도 김치의 우수성을 발굴하고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곳이 있다.

김치 연구기관인 ‘세계 김치 연구소’는 2010년 김치관련 분야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광주에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기관의 설립목적은 ‘김치종주국의 위상 제고 및 김치 산업을 육성·발전’시키는 데 있다. 또한, 현재 105개의 특허와 54개의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연구소는 최근 연구 성과로 김치의 발효과정에서 면역조절 및 항균활성이 뛰어난 대사산물 ‘히카(2-hydroxyisocaproic acid, HICA)’를 신규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생명과학대사전에 따르면 대사산물은 생명유지 및 생체 기능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물질의 생성과 변화에 관여하는 대사물이라고 정의했다.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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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HICA)는 세균, 곰팡이에 대한 항균활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인체 근육량 증가 효과가 입증되어 이미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기능성 물질이다.

연구소 관계자에 따르면 김치의 내용물 속에 내재된 수많은 유기물들은 유산균에 의한 '발효'를 거치면서 많은 대사산물을 만들어낸다. 김치의 독특한 맛과 향은 대부분 발효 대사물질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김치 발효 대사에 관여하는 인자가 많고, 대사 경로가 복잡해 발효된 김치에서의 대사물질 구명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세계김치연구소 이종희 박사 연구팀은 김치 발효 대사산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결과, 김치 발효 대사산물로 히카가 생성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생성 원리를 밝혀냈다. 김치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김치 내 히카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김치 대표 유산균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드와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의 히카 생성능력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

[출처=세계김치연구소]
[출처=세계김치연구소]

히카는 필수 아미노산 중 하나인 ‘류신’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단백질 발효산물로 주로 동물성 식품에서 발견되며, 김치와 같은 채소 발효식품에서의 발견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산균에 의해 필수 아미노산인 류신이 키카로 전환되고, 키카는 다시 탈수소효소 중 하나인 '하이드록시아이소카프로에이트 디하이드로게네이즈'에 의해 류신 대사 최종 산물인 '히카'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본 연구는 김치에서 발효 대사물질을 신규로 발견하고 발효 메커니즘을 구명해, 김치 발효 대사의 비밀을 푸는데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먼저 연구진은 2014년부터 2년간 진행한 '김치의 우수성 구명 및 생리대사 네트워크 조절기술 개발' 을 통해 대사조절 매커니즘을 구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생리대사 기능성 강화 김치 개발이 핵심과제였던 이 연구는 △김치의 생체방어 네트워크 효과 구명 △김치가 심혈관계 조절에 미치는 효과 구명 △영양유전체학적 접근을 통한 김치와 비만 유전인자의 상호작용 연구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이 연구를 통해 연구소는 △특허출원 14건 △논문 7건 △학술발표 17건 △언론홍보 26건 △동물실험동 국가공인 자격 획득 4건 등의 성과를 이뤘다.

앞서 연구소는 김치에서 아토피 예방 효능이 있는 유산균 ‘와이셀라 시바리아 WiKim28’, 항비만 기능성 유산균 ‘페디오코쿠스 이노피나투스’등의 균을 분리하는데 성공해 관련 산업기술의 선봉에 있음을 증명했다. 관련 기술과 특허들은 기술이전을 하거나 기술료를 제공한뒤 사용이 가능해지는 시스템이다.

김치 교역액 추이[출처=세계김치연구소]
김치 교역액 추이[출처=세계김치연구소]

이밖에도 김치는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발효된 김치는 살모렐라균, 병원성대장균(0157), 비브리오균 등을 4시간 만에 99%이상 박멸한다. 아울러 김치가 발효되면서 'GABA'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데, 이는 뇌세포 대사 기능을 활발하게 해 중풍‧불면증 등에 도움이 된다고 연구소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연구소가 지난 2월에 밝힌 ‘2016 김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작년 연간 김치 수출액은 7,89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수출량은 2만3,490톤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그중 주 수출국인 일본 이외의 국가에 대한 김치 수출액 또한 대폭 증가했다. 관련 수출액은 3,182만 4천 달러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고, 중량은 9.445톤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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