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없이 인간도 없다'

무료 항공편 운송에 이산가족 동물보호소까지

[출처=Southwest Airlines, SNS]
[출처=Southwest Airlines, SNS]

미국 텍사스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는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나, 텍사스 주민들의 생명의 소중함을 향한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가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이 휴스턴 시의 유기견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비행편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 항공사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헬렌 우드워드 동물 센터(Helen Woodward Animal Center)'와 협약을 맺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지난 5일, 해당 센터와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직원들은 텍사스 '애완 동물 연합(Operation Pets Alive!)'이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 80여 마리를 헬렌 우드워드 동물 센터로 데려왔다.

[출처=Southwest Airlines, SNS]
[출처=Southwest Airlines, SNS]

항공사 뿐만이 아니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NG)은 지난 7일(현지시간) 하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만 했던 애완동물들과 주인들이 텍사스 주의 한 동물 보호소에서 만나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곳은 휴스턴 시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몽고메리 카운티에 위치한 동물 보호소로, 미국 인문협회(American Humane Association)와 같은 비영리 단체의 도움으로 운영된다.

태풍 하비로 인해 실제로 텍사스에서는 100만 명 이상의 재난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과 원치 않는 이별을 했다.

[출처=National Geographic]
[출처=National Geographic]
[출처=National Geographic]
[출처=National Geographic]

이 동물 보호소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지원하여 태풍이 지나간 후 휴스턴 시를 헤매고 있는 수 백 마리의 애완동물들을 이곳으로 데려와 가족들과 만날 수 있게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이곳에 들어온 동물들은 주인이 없어도 일단 백신 주사를 맞고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 또한 각각의 동물들은 약 1달 동안 이와 같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입양센터로 보내지게 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번 피해로 인해 이곳을 방문한 128가정이 자신들의 애완동물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출처=Newshub]
[출처=Newshub]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에선 인간도 살 수 없다

몽고메리 카운티 동물보호소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신의 땀과 노력을 투자해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동물들의 생명을 보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일경제는 지난 2012년 세계적인 동물학자 영국의 제인 구달(Jane Goodall) 박사가 한국을 방문해 그의 동료인 이화여대의 최재천 교수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최 교수는 생물 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일생을 쏟은 구달에게 가장 묻고 싶은 질문으로 '동물과 그들의 가장 큰 적인 인간의 공존이 가능한가'를 꼽아 이를 구달에게 물었다.

구달 박사는 이에 대해 "인간이 없었다면 멸종당하지 않을 동물도 많았을 것이다. 인간이 동물에게 가장 큰 적인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도 최대의 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물권을 떠나 인간권조차도 보장받지 못한 삶이 많다. 결국 우리도 동물이고,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권리는 함께 지켜나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출처=SBS, Youtube]
[출처=SBS, Youtube]

세계동물보호단체인 ‘세계동물프로젝트(WAP)'의 대표 필립 윌슨(Philip Wilson)도 같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세계수의사대회 참석을 위해 이달 한국을 방문한 그는 지난 3일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물 복지는 무엇이며 우리는 왜, 또 어떻게 그 가치를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공개했다.

"동물복지를 일상에서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동물들도 기본적인 욕구가 있고 그들도 물과 음식, 서식지와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것을 인식하고 생활한다면, 일상생활에 변화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결국,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에선 인간도 살 수 없는 법이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미국 시민들의 이번 반려 동물 구호 활동은 구달 박사와 윌슨의 지혜를 실천한 증거자들임에 틀림없다. 그들의 행동 이면에는 '동물사랑은 곧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고, '자연을 사랑하는 것은 결국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철학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schung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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