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리커, 해턴, 얼킨 등 다수의 업사이클 작가들이 만들어가는 '새활용'대한민국

1997년 IMF 사태가 벌어진 이듬해, 자원을 아껴쓰기 위해 시작된 '아나바다'운동의 자원 재활용 움직임이 '리사이클링'을 넘어 현재 '업사이클링'으로 진화해 여러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출처=프라이탁(Freitag)]
[출처=프라이탁(Freitag)]

2012년에 발간된 ‘자동차 용어사전’에 따르면 리사이클의 방식에는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사용한 뒤 폐기된 제품이나 소재를 그대로 이용하는 방법, 2번째는 사용 후 폐기된 제품을 원료로 되돌려 다시 동일 소재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3번째는 폐기된 제품을 1차적으로 소원료나 중간 원료로 되돌린 후 별도의 방식으로 재사용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마지막 리사이클 방식을 ‘업그레이드’하여 제작하는 방식을 ‘업사이클링’이라 부른다. 단순히 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하여 사용하는것에서 한단계 진화해,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더해 새로운 작품 혹은 상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말한다.

세계 각국의 디자인 그룹과 사회적 기업들이 업사이클링 방식을 채택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기업으로는 스위스 재활용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이 있다.

프라이탁은 트럭 덮게를 재활용한 가방을 제작해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93년 마커스와 다니엘 프라이탁 형제가 설립한 이 가방 브랜드는 ‘인간과 지구를 보호함으로써 선한 이윤을 얻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한다. 버려지는 제품에 환경적 철학을 가미한 디자인으로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에 이르는 다양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프라이탁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특징은 5000가지가 넘는 고유한 제품 디자인에 있다. 한 가지 디자인으로 수만 개의 공산품을 찍어내는 타 브랜드와 다르게, 프라이탁의 가방에는 동일한 무늬가 없다. 그런 점이 지금의 프라이탁을 만들어냈다.

[출처=젠틀몬스터]
[출처=젠틀몬스터]

업사이클링은 제품 뿐만이 아니라 공간에도 적용된다. 2015년 계동의 한 낡은 목욕탕을 개조한 쇼룸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됐다.

'Bath House'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국내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알리고,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세워진 4번째 쇼룸이다. 버려진 낡은 목욕탕의 타일을 재사용해 마감을 하고, 목욕탕 로비에 위치한 기계 프레임을 공간의 주 오브제로 사용했다. 버려진 공간을 활용,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화제가 됐다. 이 공간의 설계자는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Fabrikr)'다.

'패브리커'는 김동규, 김성조로 이루어진 업사이클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들의 작업방식은 '쓰레기' 즉, 버려진 것들을 소재로 한다. 쓰고 버려진 장난감 박스를 활용해 오브제를 만들기도 하고, 헌 티셔츠를 활용해 의자를 제작하기도 한다. 2015년도에는 석촌호수에서 전시가 끝나고 산업폐기물로 버려질 '러버덕'을 흔들의자로 제작해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장난감 박스로 제작한 오브제의 모습[출처=Fabrikr 홈페이지 캡쳐]
장난감 박스로 제작한 오브제의 모습[출처=Fabrikr 홈페이지 캡쳐]

이밖에도 국내에는 다수의 작가들이 업사이클을 주제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자의 하단부를 제작하고 남은 조각을 상판으로 활용해 스툴을 제작하는 '해턴', 버려진 회화 캔버스로 가방을 제작하는 '얼킨',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등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폐공장을 커피전문점으로 탈바꿈한 '앤트러사이트(Anthracite)', 과자공장이었던 부지를 커피와 베이커리를 파는 공간으로 만든 '어니언(Onion)'등도 업사이클링을 통해 매장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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