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제주 해안서 신종 해양미생물 '마빅키박터 루버' 발견

해수부, 미생물의 최적 배양조건 찾아내…해양바이오산업 청신호

마빅키박터 루버 모습 [출처=해수부]

췌장암 치료제 등에 쓰이는 고가의 항생물질을 보유한 미생물이 제주 해안에서 발견됐다. 국내 연구진은 이 미생물의 대량 배양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제주 해안 퇴적토에서 발견된 해양미생물을 배양해 분석한 결과, 항균·항생기능이 뛰어난 유용물질인 '프로디지오신'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최그레이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영남대 최혁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지난해 3월 제주 김녕 해안지역에서 퇴적토 지형을 탐사하던 중 신종 해양미생물을 발견했다. 이 미생물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명칭을 따라 '마빅키박터 루버'로 명명했다. 또 미생물 분류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국제 미생물 학회지'에 지난달 게재돼 국제적으로 소개됐다. 

연구진은 마빅키박터 루버의 생물학적 구조 및 유용 물질 함유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7개월간 배양 후 균주를 추출, 화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붉은 색소를 지닌 항생물질인 프로디지오신 함유 사실이 확인됐다.

프로디지오신은 항균·항생물질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말라리아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물질은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라임병을 일으키는 보렐리아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마빅키박터 루버 배양 모습 [출처=해수부]

연구진은 "마빅키박터 루버는 향후 항생물질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배양하는 과정에서 프로디지오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배양조건을 찾았고, 앞으로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프로디지오신 계열의 항생물질은 제약시장에서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연구진에 의해 대량생산 기술이 개발돼 관련 업계에 기술 이전될 경우, 우리 해양바이오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두한 해수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장 "우리나라의 해양생물 다양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활용가능한 해양수산 생명자원의 범위도 매우 넓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해양바이오 산업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유용항생물질의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업계와 기술 이전 협의를 진행하는 등 실용화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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