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가장 강력한 북대서양 태풍...美 플로리다 주 남단에 상륙

[출처=CNN]
[출처=CNN]

태풍 ‘하비’의 상처가 아물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할 허리케인 ‘어마(Irma)’의 북상으로 미국은 초긴장 상태다. 

CNN은 허리케인 어마가 오는 10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 주 동쪽 연안을 통과할 것으로 관측되며, 허리케인의 중심부가 플로리다 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 주지사 릭 스콧(Rick Scott)은 빠르면 8일 밤부터 어마로 인한 폭우와 강풍이 예상되는 플로리다 주 키스 제도 일대에서는 이미 3만 명이 대피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마가 하비보다 강력한 5등급 허리케인이므로 주민들에게 방심해선 안 된다며 50만 명에게 대피를 명령했다.

플로리다 지역방송 WPTV는 주민들이 비상상황에 대비해 생필품 사재기로 마트의 물품의 재고가 바닥이 났으며, 주말 전에 대피하려는 주민들이 주유소에 몰려들어 석유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카리브 해 북부를 지나고 있는 어마는 강풍 등급으로는 가장 강력한 '5등급(시속 252km 이상)’에 해당하며, 허리케인의 중심부에서는 시속 295km의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는 국내 KTX가 직선 구간을 달릴 때 도달하는 최고 속도(시속 300km)에 육박하는 강풍이다.

지난달 24일 텍사스 휴스턴 시를 강타해 5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하비가 ‘4등급(시속 209~251km)’까지 발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카리브 해를 강타한 어마가 더 강력하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은 주말인 9일과 10일 어마의 위력이 4등급으로 다소 주춤해져 5등급의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침공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했다.

[출처=NASA]

AP에 따르면 이번 어마는 지난 40년간 인공위성이 관측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폭풍 중 하나이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기상학 교수 필 클로츠바흐(Phil Klotzbach)는 AP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속 298km 이상의 풍속이 24시간 이상 유지된 폭풍은 지난 2013년 필리핀을 강타해 60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하이옌(Haiyan)’에 이어 어마가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미 공군 기상관측 장교 제레미 디하트(Jeremy Dehart)는 미국 ABC News를 통해 지금까지 허리케인의 핵심부를 20여 번이나 비행했지만 어마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태풍이라고 밝혔다. 허리케인 어마의 태풍의 눈 속으로 1만 피트(약 3km) 고도에서 비행을 해 진입했던 그는 “상공 위에서의 어마의 모습은 ‘장관(spectacular)이다’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며 "정말이지 그 모습은 이미지로도, 위성사진으로도 결코 제대로 표현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출처=Toronto Star]
[출처=Toronto Star]

한편,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7일(현지시간) 프랑스령 섬인 생 마르탱 등 카리브 해 섬 10여 곳에서 어마가 동반한 강풍과 폭우로 상가 건물과 주택이 무너지고 도로가 끊겼다고 보도했다. 또한, 전력 및 통신 시설도 파괴되었으며 산사태마저 발생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0명, 부상자는 23명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의 피해 복구가 이제 막 시작된 상황에서 플로리다까지 큰 재해를 입는 것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카리브 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어마가 어느 시점에 급우회전 해 미국 남부에 도착하느냐에 플로리다 주의 운명이 달렸다.

* 아래에는 NASA에서 촬영한 지난 9월 4일부터 7일까지의 허리케인 '어마' 경로

schung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