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전화통화서 전격 합의...사거리 800㎞ 한계
주한미군 THAAD 임시 배치, 절차거쳐 신속히 완료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늦게 미국·러시아·독일 정상과 북한 6차 핵실험 대응 관련 전화통화를 했다. [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9시45분부터 11시50분까지 미국·러시아·독일 3국 정상과 북한 6차 핵실험 대응 관련 전화통화를 했다. [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미사일지침상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한미 양국이 1979년 미사일 지침에 처음 합의한 지 38년 만의 일이다.

문 대통령은 4일 오후 10시 45분부터 11시 25분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 차원에서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 해제에 합의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북한의 핵실험은 한국과 미국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였을 뿐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서, 그 규모와 성격 면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엄중한 도발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금번 핵실험이 과거보다 몇 배 더 강력한 위력을 보였다는 점, 북한 스스로가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이라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이 절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대응조치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전적인 공감을 표하고,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또 적극적 대응방안으로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 합의와 함께 주한미군의 THAAD 임시 배치를 국내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하게 완료하기로 했다.

한국은 2012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탄도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를 800㎞로 늘렸지만, 800㎞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을 넘지 않도록 제한돼 있었다.

두 정상간 통화에 앞서 사거리 800㎞ 미사일의 탄두 중량 제한을 500㎏에서 2배인 1t 수준으로 높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제한 자체가 없어졌다.

우리 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300㎞의 현무-2A와 500㎞의 현무-2B, 800㎞의 현무-2C 등 이다. 현무-2C는 남부 지방에서도 북한 전역 타격이 가능하다.

탄두 중량을 1t 이상으로 늘리면 지하 수십m 깊이 시설도 파괴할 수 있어 지하시설로 대피한 북한 지휘부에 보복공격이 가능하다.

이번 한미 정상 합의를 계기로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독자적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지만 사거리 제한으로 미사일 기술 고도화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45분부터 20분간 메르켈 독일 총리와, 오후 11시30분부터 20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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