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정책면에서 유럽보다 진보적인 아프리카

[출처=The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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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앞선 아프리카의 플라스틱 정책

플라스틱 폐기물로 위기에 처한 지구 환경을 구하기 위해 아프리카가 맨 먼저 소매를 걷어 올렸다.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025년 까지 1인당 연간 40봉지에 비닐 봉투의 감소를 추구하고 있으나, 아프리카 국가는 이보다 월등히 앞서 나가고 있다.

모로코 정부는 지난 2016년 7월 이후 플라스틱 봉투 생산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모리타니에서는 이미 2014년에 금지한 바 있고, 르완다는 2005년부터, 탄자니아는 2006년부터 비닐봉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은 비닐봉투 사용으로 환경에 해를 입혔을 경우 최대 6개월의 징역 또는 2000 달러(약 23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또한 우간다와 소말리아에서도 지난 2003년부터 비닐 봉투 금지가 적용되어 왔으며, 남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소매업체가 비닐 봉투를 더 이상 무료로 배포 할 수 없다.

[출처=The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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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케냐도 비닐 봉지를 금지하는 아프리카 11개 국가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영국 가디언(Guardian) 등 외신에 따르면 케냐 고등법원은 28일(현지시간) 비닐봉지를 판매·생산 혹은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를 어길 시 최대 4만 달러(약 4500만 원)의 벌금이나 4년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금지령은 케냐 정부가 지난 2월 내린 조치로, 당시 비닐봉지 수입업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고 생계를 위협하는 부당한 조치라며 고등법원에 항소했다.

한편, 케냐 정부는 이런 혹독한 조치가 실제로 환경오염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하고 버려진 비닐봉투들은 바다로 흘러가 거북이를 목 졸라 죽이기도 하고, 돌고래의 위장을 막아 굶어 죽게도 한다.

케냐의 국립환경관리국(NEMA)은 "비닐봉지 사용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나 플라스틱 용기 사용자도 법에 위배된다"고 신문광고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케냐의 슈퍼마켓에서 매년 1억 개 이상의 비닐봉지가 사용된다고 추정한다. 프랑스의 AFP에 따르면 "케냐의 도로는 버려진 비닐봉지로 뒤덮여있으며, 이는 배수구를 막을 뿐 아니라 동물들이 먹는 먹이가 되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출처=Ecom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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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서울시민 1인당 1회용 비닐봉투사용량은 연평균 370여장에 달한다. 독일의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은 약 70여 장, 스페인은 약 120여 장으로 우리나라가 사용량은 이에 비해 월등히 많다.

또한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사용하는 1회용 비닐봉투는 약 190억장. 이는 단 하루만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약 5200만 장의 비닐봉투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원유 95만1600ℓ를 절약할 수 있으며, 봉투 제작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약 6700톤을 감축시킬 수 있다. 

인류에게 상당한 편리함을 가져다 준 비닐봉지는 이제 전 세계에서 해양 및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히며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전 지구적 환경문제 해결에는 선진국 후진국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위에 언급된 아프리카의 나라들의 환경인식은 우리보다 앞선 선진국이라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아시아의 케냐를 꿈꾼다면 독일 쾰른 대학의 면역 생물학 연구소 소장 게르하르트 울렌부르크(Gerhard Uhlenbruck)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 이 물질을 제거하는 것, 그것이 예술이다” 

schung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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