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참 오묘합니다. 위대하기도 하고요.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우박 폭우 냉해 일사병 쓰나미...등등. 공든 탑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됩니다.

추위와 더위를 막기 위해 지은 집도 자연현상의 치외법권 지역은 아닙니다. 인간은 집 짓는데 끊임없이 기술진화를 해오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됐겠지”했는데 짓고 나면 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집니다.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자연법칙이고 벽체나 창호의 건축자재 구성에 따라 열전달 정도가 다른 열관류율(k) 값의 차이가 생기는 것도 물리현상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법칙과 현상을 머리에 담고 다음 그림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간파해보십시오.

 

 

<힌트> 그림 왼쪽이 실외로 실내보다 온도가 낮음. 벽체 부분만 단열재 시공. 벽체 아래로는 창호. 화살표는 열이 새나가는 경로.

자연은 집에서도 또 오묘하죠. 누가 안내한 것도 아닌데 단열이 안 된 곳을 용케도 알고 온도가 낮은 곳으로 위의 그림에서 <화살표처럼> 빠져 나갑니다.

왜 거기에 열이 빠져나갈 길이 생긴 건 까요. 벽체 아래쪽에는 단열이 안 됐기 때문이지요. 조금 전문적인 용어를 쓰면 단열재를 쓴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k값이 다른 것입니다.

“설마 거기까지 무슨 일이 있으려구?”라고 인간은 생각할지 몰라도 자연은 아주 태연 합니다. 마치 인간의 자만을 꾸짓기나 하는 듯이 열은 틈새를 놓치지 않고 (온도가) 낮은 곳으로 임합니다.       

k값 차이로 열이 빠져 나간 곳은 마치 강을 건너도록 만든 다리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건축물리학에서도 열교(熱橋,bridge of heat)라고 부릅니다.

열교는 위의 그림에서처럼 k값이 다른 건축구성물을 연결하는 부위에서 주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시공을 꼼꼼하게 하지 않아도 열교현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주택에서 이런 다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열에너지를 많이 뺏기게 되니까 에너지 절감 아파트로는 치명적입니다. 또 그런 집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에도 좋을 게 없습니다.

열교 부위와 그렇지 않는 부분에는 온도차이가 생기고 되고, 그렇게 되면 결로현상(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합니다)이 일어납니다. 벽체에 이슬이 생기면 그곳에 먼지가 쌓여 곰팡이가 피게 됩니다.

곰팡이가 천식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은 의학적으로 규명되고 있습니다. 자연이 위대하면서도 무섭기도 하지요. 열교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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