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에너지 절감형 주택을 짓기 위한 기술개발은 ‘온도와의 전쟁’입니다.

체온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노력처럼 겨울철에 실내온도를 뺏기지 않으려는 게 에너지 절감 주택기술의 핵심입니다.온도가 그만큼 인간에 큰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그런 온도와 불가분의 관계인 자연현상이 있지요.

바로 습도입니다.습도는 그린홈과 직접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벽체나 창문에 이슬이 맺히는 결로(結露)현상은 온도와 습도의 상관관계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결로현상을 보이는 주택은 온도와의 전쟁에서 패배했다는 의미가 됩니다.따라서 엄격하게 보면 습도도 그린홈 기준의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습도란 뭔가요. 습기와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먼저 공기의 구성요소부터 생각해 볼까요.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산소 질소 같은 가스, 식물 동물에서 나오는 미생물, 방사능 부산물인 라돈, 먼지, 그리고 습기가 공기를 구성하는 요소입니다.습기도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습기가 많고 적음을 인체 감각기관은 잘 알고 있습니다. 장시간 비행기 여행을 하다 보면 목안이 칼칼해집니다. 습기가 적어 건조한 실내 여건에 감각기관이 반응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후텁지근하다는 것은 공기 중에 습기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주택 실내에 생기는 습기는 어디에서 올까요.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밥 짓거나 국 끓일 때, 샤워할 때, 옷 말릴 때, 어항이나 화분에서도 습기가 발생합니다. 깜빡 잊기 쉬운 것은 사람 자체에서 많은 량의 습기를 내 보낸다는 점입니다.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해 보십시오. 고무장갑 안이 약간 축축해지지요.

인체가 내보내는 습기입니다. 컴퓨터로 사무 작업을 할 때보다 걸레로 바닥을 닦을 때 인체에서 나오는 습기가 더 많습니다.

힘든 일을 할 때 인체에서 나오는 습기 량은 가벼운 일을 할 때보다 10배나 많다고 합니다.

어쨌든 독일 연구기관들은 4인 가족이 생활하는 주택 실내에서 하루에 7리터 이상의 습기가 생긴다고 보고 있습니다.그런데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습기 량은 철저히 온도에 좌우됩니다.

<표>에서 보는 것처럼  공기 온도 0도에서 공기 ㎥당 최대 습기 량은 4.86 g입니다.영하 10도에서 최대 습기 량은 2.15g/㎥이고 영상 10도 때는 9.40g/㎥, 영상 20도일 경우 17.30g/㎥, 영상 26도 때는 24.40g/㎥입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습기 량은 많아집니다.

 

 

특정 온도에서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최대 습기 량을 절대 습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절대 습도를 경험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최대 습기 량의 일정 비율이 존재하지요. 그것을 상대 습도라고 합니다. 퍼센트(%)로 표현됩니다.

특정 온도에서의 현재 습기 량을 그 온도에서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최대 습기 량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하면 상대 습도를 구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결로현상은 온도와 습도의 상관관계라 말씀드렸는데 왜 그럴까요. 표에서 보듯이 영상 20도에서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최대 습기 량은 17.30g/㎥입니다.

상대 습도 60%라면 공기 ㎥당 10.38g의 습기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 공기가 같은 실내에서 영상 12도 공기와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같은 실내에서 어떻게 그만큼 온도차이가 생길 수 있냐고요. 바깥 공기와 접한 벽면의 실내 표면온도를 상상해보십시오. 특히 단열이 제대로 안 된 벽이나 창문을 연상하면 고개가 끄덕여 질 것입니다.

<열교>부위도 좋은 예가 됩니다.벽체의 실내 표면온도가 영상 12도라면 영상 20도의 실내 공기온도가 영상 12도 공기를 만나는 셈이지요. 영상 20도에 상대습도 60%인 공기의 습기 량은 ㎥당 10.38g이지요.

그런데 영상 12도에서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최대 습기 량은 ㎥당 10.03g 입니다.

특정 온도에서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습기 량 한도를 벗어나면 나머지는 이슬(물방울)로 바뀝니다. 따뜻한 공기대가 그보다 차가운 공기대를 만나면 비가 되는 것처럼 주택에서는 결로현상입니다.

위의 경우에는 ㎥당 0.35g이 이슬로 맺힙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외벽의 상당부분이 온통 유리로 덮여 있다면 미세한 이슬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느낌이 달라 질 것입니다.미세한 이슬이 맺히더라도 환기를 제대로 하면 쉽게 사라집니다.

문제는 미세한 이슬이 누적될 때 입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벽체에 이슬이 쌓여 축축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가시지요. 곰팡이 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맺힌 이슬에 먼지가 뒤엉키면서 곰팡이가 생깁니다.

곰팡이는 천식 알레르기 등의 유발원인으로 의학계에서는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린홈이 되려면 온도 및 습도와의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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