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이 '기초생태연구' 연구사업 조사 과정 중 멸종위기종 '비단벌레'를 경남도에서 처음 발견했다. 이 곤충은 전라도 지역에서만 발견돼 왔다.

국립생태원은 전라도에서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비단벌레'가 경남 밀양시 일대에서 지난달 20일에 발견됐다고 16일 밝혔다. 

비단벌레는 2010년 변산반도국립공원, 2012년 내장산국립공원 등 서식지가 잘 보존된 전라도 지역에서만 서식이 확인됐다. 경남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단벌레가 발견된 곳은 재약산, 천황산 등이 있어 수목이 풍부하고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지역이다. 

딱정벌레목 곤충인 비단벌레는 몸길이가 3~4cm 정도로 국내 비단벌레류 중 가장 큰 종이다. 이 곤충은 팽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를 선호하며, 이번에 발견된 지역에서도 수령이 오래된 이들 나무들이 잘 보존돼 있다.

비단벌레는 전체적으로 초록색으로 금속성 광택이 강하고 앞가슴등판과 딱지날개에 붉은색 줄무늬가 2줄이 있어서 매우 화려하다. 이에 국내외에서 장신구로 이용하기 위해 남획됐으며, 현재는 서식지 감소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그동안 보고되지 않은 지역에서의 첫 발견인 만큼 의미가 크다"며 "향후에도 비단벌레의 생태계 보전 및 생물다양성을 위해 연구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단벌레의 아름다운 날개는 신라시대에 말안장 장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 중인 비단벌레장식말안장가리개는 비단벌레 수만 마리의 날개와 금동판으로 제작되어 신라시대의 왕권이 강했음을 보여주는 대표 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