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 세계자연기금 보고

[출처=Nature Punk]

 

'세계 호랑이의 날(International Tiger Day)'은 매년 7월 29일로, 2010년 러시아에서 개최된 호랑이 정상회담에서 야생 호랑이를 보전하자는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지정됐다.

세계자연기금(WWF)은 27일(현지시간) 호랑이가 서식하는 지역의 정부들이 반 밀렵 노력을 강화하고 아시아의 야생동물, 특히 전 세계에 약 3900마리 남아있는 야생 호랑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덫을 엄중히 단속하도록 촉구했다.

WWF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보전기관으로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재생 가능한 자연자원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등 전 세계 100개국에 500만 명의 회원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10년간 자연보전 활동을 해왔으며, 2014년 공식적으로 재단법인 한국세계자연기금(WWF-Korea)이 설립되었다.

[출처=WWF-Korea]

 

왜 호랑이 보호가 중요한가?

WWF-Korea에 따르면 호랑이는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야생 동물의 개체수를 유지하며 생태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슴과 같은 초식동물을 먹잇감으로 삼는 호랑이가 멸종한다면, 이 초식동물은 토지를 과도하게 방목하고 손상시켜, 결과적으로 전체 생태계 균형이 깨지게 된다.

인류 또한  식량, 물 등의 자연 자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건강한 생태계에 의지하고 있다. 호랑이를 보호함으로써 우리는 그가 포함된 서식지, 즉 생태계의 수천가지 생물종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환경을 공유하는 인간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WF 트랩카메라에 포착된 야생 호랑이 [출처=WWF]

 

야생동물 불법거래 연간 200조 규모

한편, 밀렵꾼들은 점점 더 많은 덫을 이용해 호랑이, 코끼리, 표범 등 암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야생동물을 잡고 있다. 특히, 자전거 케이블처럼 널리 쓰이는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죽음의 덫은 아시아 숲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다. 야생동물 불법거래는 연간 200억 달러(약 224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마약, 인신매매, 위조품을 이어 전 세계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불법거래로 성장하였다.

WWF 호랑이 보전 프로그램 ‘타이거스 얼라이브(TA)’의 책임자 마이크 발처(Mike Baltzer)는 “덫은 야생동물을 멸종 위기로 이끄는 주요 원인이며, 동남아시아에서 위험하고 은밀하게 확산되고 있다. 야생 호랑이를 보전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대규모 덫으로 인해 위태로워지고 있다. 보전 활동의 최전선에서 덫을 치우고 덫을 설치한 자들을 검거하는 레인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WWF 야생 호랑이 보전 레인저 [출처=WWF]

 

덫을 설치하는 불법 밀렵꾼들에 대한 조치 취해야

UNESCO 세계 유산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야생 호랑이, 오랑우탄, 코끼리, 코뿔소가 공존하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섬인 '수마트라(Sumatra)'의 열대우림에서 2006년에서 2014년까지 8년 사이 덫의 개수가 2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다수의 서식지는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수마트라의 보호 구역 중 하나인 근처 림방 발링(Rimbang Baling)에는 불과 26명의 레인저가 서울시의 2.5배 가까운 1400㎢ 를 순찰하고 있다.

WWF 야생동물 관련 법 집행을 담당하고 있는 로힛 싱(Rohit Singh)은 “덫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덫을 설치하는 불법 밀렵꾼들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현장의 레인저들에게 더 많은 자원과 강력한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덫이 아시아를 옭아매는 가운데, 아시아의 보전 단체들은 긴급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와일드라이프 얼라이언스(Wildlife Alliance)가 이끌고 있는 보전 단체들은 대중이 야생 고기를 소비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인식 개선 운동에 착수하고 있다. 

[출처=WWF-Korea]

 

호랑이를 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

2010년, 호랑이가 서식하는 지역의 정부들은 TX2, 즉 2022년까지 전 세계 호랑이 개체 수를 두 배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그동안 감소 추세에 있던 전 세계 야생 호랑이 숫자는 2016년부터 조금씩 증가하기 시작해 호랑이 보전에 희망의 불빛이 내비쳤다. 하지만 반 밀렵과 레인저에 대한 투자를 강화 없이는 개체 수가 다시 감소하는 추세로 돌아설 것이다.

“호랑이를 살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호랑이가 멸종되면 우리는 우리의 일부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우리 미래는 이 훌륭한 동물을 살리는데 달려있습니다.”

                                                                                                    - 싱예 왕모, WWF 동물 보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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