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만으로도 정신 산만, 인지 능력 감소 일으켜

[출처=Reuters]

 

 “오늘날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지혜’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등 기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지혜를 얻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신문 허핑턴포스트(The Huffington Post)를 설립한 아리아나 허핑턴은 아이폰(iPhone)과 역설(paradox)을 합쳐 ‘아이패러독스(iParadox)’라고 부르며 현대인들의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을 이같이 비판했다.

국제 학술지 ‘소비자조사협회저널’에 올해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단순히 스마트폰을 옆에 두거나, 심지어 전원을 꺼놔도 사용자의 인지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UT Austin) 연구원들은 스마트폰을 쓰는 대학생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제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놔둔 곳에 따라 인지능력 차이가 생기는지를 실험했다.

첫 번째 실험은 컴퓨터 앞에 앉은 참가자 520명이 주어진 시간에 정보를 기억하고 처리하는 인지 능력을 측정.

당시 모든 참가자는 연구원의 요청에 따라 자신의 스마트폰을 무음 상태로 전환하고 책상 위나 주머니, 가방, 혹은 다른 방에 기기를 놔둬야 했다.

[출처=Forbes]

 

실험 결과, 스마트폰을 책상위에 두거나 주머니 혹은 가방에 넣었던 참가자들보다 다른 방에 놔둔 참가자들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택사스 대학의 에이드리언 워드(Adrian Ward) 교수는 “이번 측정을 통해 참가자들의 사용할 수 있는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순간은 스마트폰이 더 눈에 띄는 곳에 있을 때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간은 구체적인 무언가를 생각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제한된 인지 자원(cognitive resources)의 일부를 사용하게 된다”며 “이것은 국가의 고급 인적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두뇌 유출(brain drain) 상태와 같다”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실험에서 같은 연구원들은 참가자 275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스마트폰 의존도나 기기의 소유 욕구 정도가 이들의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스마트폰 의존도가 낮다고 보고한 참가자들이 높다고 보고한 이들보다 점수가 높았다. 두 번째 실험 결과에 대해 워드 교수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알림을 받아서 참가자들의 정신이 산만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번 측정은 스마트폰의 단순한 존재만으로 인지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2014년 15억 명에서 2017년 23억 명으로 약 8억 명 이상 증가했다.

[출처=Stati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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