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피해 우려 시설물 수두룩

지난해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제주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사진=환경TV DB]

 


지난해 제주를 할퀸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상처가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에 태풍 ‘난마돌’(NANMADOL)까지 북상하고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정작 도는 "차바만큼 큰 태풍이 아니기 때문에 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차바가 도를 강타하면서 도로, 하천, 어항 시설 등 모두 81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61곳(74%)은 복구가 완료됐지만, 나머지 21곳은 여전히 수리 중이거나 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리되지 않은 곳 중엔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미흡)을 받은 병문천 하류 복개구조물(하천이나 수로를 덮는 구조물)도 포함돼 있다. 미흡 판정은 시설물 주요부에 결함이 발생, 긴급 보수‧보강으로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병문천 하류 복개구조물 수리 작업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 이에 난마돌 북상과 함께 제주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수리작업에 투입된 예산과 인력이 수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육상에서 떠밀려오는 쓰레기를 막을 장치가 없어 생활‧건축 등 갖가지 쓰레기는 해양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병문천 하류 복개구조물뿐만 아니다. 한천도 개선‧복구사업이 끝나지 않은 채 난마돌을 맞이해 2차 피해 위기에 놓였다. 

이에 대해 도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병문천 하류 복개구조물은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아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한천엔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난간을 설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이 외에도 공사현장 곳곳의 방해물과 지장물을 치우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시때때로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난마돌은 차바와 달리 소형 태풍으로, 제주를 관통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태풍이기 때문에 대비는 하고 있지만, 큰 피해로 이어질 것 같진 않다”는 안이한 견해를 밝혔다. 

한편 난마돌은 중심기압 994h㎩, 최대풍속 21㎧, 강도 '약'의 태풍이다. 진행경로는 전년 제주를 포함, 남부 지역 곳곳에 큰 피해를 안긴 차바와 비슷하다. 난마돌은 오는 4일 새벽 3시쯤 제주에 영향력을 행사한 뒤, 일본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첫 태풍인 난마돌을 시작으로 한반도엔 1~2개가량의 태풍이 더 올 예정이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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