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에 "상호호혜"원론...방위비 분담금 요구엔 "독자적 방위 역량" 언급

3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를 하고있다. [출처=whitehouse]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재시간) 한·미 정상회담 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 서두에서 한미동맹의 발전과 북핵문제의 해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이슈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합의를 도출한 성과다.

이날 공동 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언급하자 문 대통령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한미 FTA, "상호호혜"기반 양국 이익 극대화 해야

먼저 발표문을 읽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체결 이후 무역적자가 110억 달러 이상 늘었다며 좋은 협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은 자동차를 미국에서 팔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들도 상호호혜적인 원칙에 기반에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호혜'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 한미 양국이 노력하면 모두에게 '좋은 협정'이 나올 거라며 처음으로 FTA 재협상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FTA 재협상 언급에 대해 양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의 경제협력이 동맹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양국 국민 모두가 호혜적인 성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거론에 “방위 기술 협력”연계 "독자적 방위 역량" 증진

이날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공식 거론했다. 

그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부담이 이뤄지게 할 것"이라며 "주둔 비용 분담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있고 앞으로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리군의 '독자적 방위역량'을 증진해 나갈 것 이라고 응수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다짐을 높이 평가한다"며 "대한민국 역시,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방개혁을 통해 우리군의 독자적 방위 역량을 증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한·미 양국 간 방위산업 기술 분야 협력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공식적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협상 카드로 '방위산업 기술분야 협력'을 연계한 '독자적 방위역량'구축 의지를 분명히 해 협상 테이블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큰 그림이다.  

한편, 앞서 두 정상은 백악관 웨스트윙 안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단독 정상회담은 오전 10시 22분부터 26분간 이어졌다.

이어 두 정상은 국무회의실인 캐비닛 룸으로 이동해 확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확대 정상회담은 오전 10시49분부터 진행돼 11시30분까지 41분간 진행됐다.

확대 정상회담에는 미국 측에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매튜 포틴저 NSC 선임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자문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개리 콘 국가경제회의 의장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영 주미한국대사,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라고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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