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바닷물 온도 상승…어민 및 관광객 주의 당부

파란고리문어. [출처=국립수산과학원]

 


기후온난화의 여파가 한반도 앞바다까지 밀려들어 왔다. 최근엔 열대 바다에서만 볼 수 있던 해양생물이 잇따라 출몰하고 있다. 문제는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맹독’을 가진 열대성 해양생물이 대거 한반도에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국은 지역 어업인과 관광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30일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센터는 지난달 제주 애월읍 인근의 5m 수심 암초에서 ‘파란고리문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적갈색 무늬가 인상적인 이 문어는 아열대성 해양생물로, 몸길이는 10㎝ 안팎이다. 크기는 작지만 이 문어는 몸, 턱, 이빨에 맹독인 테트로도톡신을 품고 있다. 

일명 ‘복어 독’으로 불리는 이 독은 1㎎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미량에 노출돼도 신체 마비, 구토,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바다뱀. [출처=Pixabay]

 


파란고리문어만 우리 바다를 찾은 게 아니다. 대만과 류큐 열도 남부에서 흔히 발견되는 맹독 바다뱀도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해와 제주 바다에서다.

육지에 사는 뱀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꼬리 모양이 ‘노’처럼 넓게 퍼져있다. 코브라보다 최대 10배 이상 강한 독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이 뱀에 물리면 자칫 죽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바다뱀이 출현하는 곳엔 뱀의 출현을 경고하는 게시판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바다에 열대성 해양생물의 출현이 늘고 있는 데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 1968년부터 2015년까지 48년간 한반도 인근 바다의 수온은 1.1도 올랐다. 남해가 0.91도, 서해는 이보다 높은 1.2도, 동해는 1.4도나 상승했다.  

고준열 아열대수산연구센터 연구사는 “기후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열대성 해양생물이 우리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며 “화려한 형태나 색상을 가진 물고기, 해파리류, 문어류 등은 맨손으로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박대식 강원대 교수는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한반도에 열대성 해양생물이 출현하는 정도도 늘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기초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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