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면서도 발칙한 청년 5인방의 '환경 팟캐스트'를 만나다

팟캐스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남자들' 진행자 5인

스타는 없다. 오직 기후변화에 관심 있는 평범한 20~30대 청년들이 모여 라디오 토크쇼를 만들었다. 팟캐스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남자들(기대남)'은 지난 2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환경 토론 방송이다.

콘텐츠 기획, 자료 조사, 녹음, 편집까지 오롯이 5명의 힘으로 진행되는 방송.

진행자 5명은 기후변화 협약을 다녀온 사람들이 모여 만든 소모임 ‘빅웨이브’에서 만났다. 그러던 어느 날 소모임을 벗어나 많은 사람과 기후변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팟캐스트다.

각자 학생, 직장인으로서 삶이 있었지만,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자비를 들여 차근차근 만든 방송은 어느덧 9회차까지 업로드됐다.

이들은 팟캐스트뿐만 아니라 학술 포럼부터 TV 출연까지 다방면으로 활약하며 기후변화를 알리기 위해 애쓴다. 기대남을 진행하며 미국 전 부통령이자 환경운동가인 앨 고어를 만나 거침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국민의원 편'에 출연해 환경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 5명의 평범한 청년은 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세상에 외치는 것일까?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에코짱: 안녕하세요? 지구를 푸르게 만들고 싶은 순수청년 에코짱, 김현태입니다. 에코피스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고, 기후변화 청년 모임 '빅웨이브'의 운영진이기도 합니다. 또한 고려대 그린스쿨 에너지환경정책기술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시골감자: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감자'였던 박진수입니다. 차가운 도시 남자가 아닌 정겨운 시골 청년 느낌이라 '시골감자'라는 별칭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경제학 전공 학생입니다.

비긴: 환경재단 PD로 일하고 있는 비긴, 김영진입니다. 저는 환경보전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고난: 연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입학을 앞둔 고인환입니다. 환경정치와 기후변화 문제, 과학기술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빅웨이브에서 두 달마다 한 번씩 주최하는 학술 세미나 '십분발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직업은 현실러, 나이는 비공개!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에서의 이야기입니다. 기대남을 통해 기후변화가 나의 일상, 삶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지구를 위한다'는 거대담론이 아닌 나와 이웃을 위한 행동과 선택이 기후변화 대응에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피소드1 기대남 시골감자, 앨 고어를 만나다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를 만나 직접 대화를 나누었다는 '시골감자' [발췌= 기대남 팟캐스트 2화]

 

기대남 진행자가 환경을 사랑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평범하다. 농촌에서 자라 집 근처 개울을 놀이터로 삼고, 미국 유학 시절 강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를 보았던 일, 빈 병을 주워 팔았던 것 등 누군가 한 번쯤 겪어보았을 경험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라디오에서 '기후변화는 곧 현실'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기후변화가 평범한 생활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뜻이다. 홍수로 인해 집과 학교를 잃은 아이, 사막화로 사라진 도시, 농부가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는 일이 그들이 제시한 예시다.

진행자 시골감자는 미국 전 부통령이자 환경 운동가 앨 고어가 내한했을 때, 강연회에 참석하여 직접 대면했다. 그리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경험해보지 못한 자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앨 고어는 "사실 환경적 이슈만으로는 설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당연하니 낙담하지 말라. 사건을 겪은 사람들의 개인적인 사연, 즉 이야기로 승부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앨 고어의 반응에 이들은 힘을 얻었다. 자신들의 팟캐스트 방향과 유사한 답변을 얻었기 때문. 그의 조언을 따라 멀게만 느껴지는 환경 이슈를 어려운 지식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우리의 삶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방송에 담아낼 예정이다. 오늘도 기대남은 다양한 사례와 이슈를 찾아 기후변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에피소드 2 기대남,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다

 
무한도전에 출연하여 '사계절보호법'을 제시한 진행자 비긴 [출처=MBC]

 

2017년 4월에 방영된 MBC 무한도전 '국민의원' 편에서는 200명의 시민이 각자 바라는 법안을 발표했다. 진행자 비긴은 시민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하여 '사계절 보호법'을 제안했다.

MC인 유재석이 비긴을 지명해 "사계절 보호법!"이라고 외쳐주어 카메라에도 잡혔다. 워낙 많은 인원이 모인 자리이기에 준비한 내용을 발언하지는 못했지만, 기대남 이름만큼은 홍보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계절 보호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사계절 보호법이란 환경보전과 기후변화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삶에서 의미 있고 아름다운 것을 지켜내자는 뜻에서 출발했다. 농부에게 봄, 가을이 사라지는 것도 하나의 예"라며 기후변화 대응에 힘쓸 것을 주장했다.

대한민국의 사계절이 사라지고 있다. 올 6월은 이른 폭염이 찾아와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했고 대구의 가정집에서 바나나가 열리기도 했다. 기대남 진행자 5인도 인터뷰를 통해 이 부분을 지적했다.

#에피소드 3 탈원전 탈석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란다

 
탈원전, 탈핵을 위해 1인 시위를 펼친 진행자 에코짱 [출처=페이스북]

 

기대남에게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환경 이슈를 질문하니 '미세먼지' '고리원전' 등을 답했다. 팟캐스트 6화 '19대 대선후보들의 기후변화 에너지 정책' 편에서는 이에 대한 그들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진행자 에코짱은 문재인 대통령(당시 후보자)의 정책 중 환경 관련 발언을 추려내어 청취자에게 전했다. 또한 그는 기후변화 청년모임, 원전하나줄이기 등으로 활동하며 안전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던 원전 없애기, 석탄화력발전소 10개 이상 폐쇄 등은 현재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등으로 현실화 되고 있다.

Q. 기대남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에코짱: 앨 고어나 디카프리오처럼 영향력 있는 환경운동가로서 푸른 지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시골감자: 환경 분야의 경제 전문가!

비긴: 환경문제가 지식이 아닌 자연스럽게 문화가 되는 날을 꿈꾸며! 환경직 노동자와 시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고난: 삶에 대한 문제의식이나 연구 주제를 논하는 장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그 공간에서 환경 문제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하고 싶습니다.

현실이: 사람들이 삶과 기후변화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서포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Q. 팟캐스트 기대남 구독자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우선 6월의 추천 팟캐스트에 선정되도록 해주신 팟빵 관계자, 애청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환경 문제를 더 재밌고 쉽게 풀어보라는 과제를 내 주신 것으로 생각하겠습니다.

저희는 기후변화에 대한 여러 전문가적 시각을 최대한 알기 쉽게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궁금할 때, 입문하는 계기가 팟캐스트 기대남이라면 참 영광일 것 같습니다.

환경 관련 이슈는 점점 더 주목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점점 친환경 제품을 찾고 환경에 대한 책임을 기업에 묻겠죠. 이러한 변화에 따라 깨어있는 소비자, 즉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일정 부분의 역할을 저희 팟캐스트 기대남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아요와 구독은 큰 힘이 됩니다 ^^!

breezy@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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