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엄중대응...행정처분, 고발조치 , 검찰송치까지

현대제철 당진공장 전경 [출처=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비산먼지 방치와 폐기물 불법소각 등을 통해, 미세먼지를 무더기로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홈페이지를 통해 "최첨단&친환경 설비가 어우러진 당진제철소"라고 강조, 당진제철소가 친환경 공장임을 홍보해 왔다. 하지만 환경부 단속결과, 당진공장에서 환경법규를 대거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환경부는 충남도, 당진시, 평택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난달 24일부터 8일간 충남 당진과 경기도 평택 일대의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 84곳을 특별 단속해 절반이 넘는 47곳의 사업장에서 54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적발된 유형은 대기방지시설 부식·마모 및 고장·훼손 방치 12곳, 날림먼지 억제 조치 미이행 6곳, 방지시설 미가동 및 공기 희석배출 3곳, 방지시설 거치지 않은 오염물질 배출 2곳, 무허가 대기배출시설 설치·운영 2곳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뿜은 곳은 '현대제철 당진공장'으로, 대기환경보전법 등 5개의 환경관련 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진공장은 코크스를 싣고 내리는 공정에서 물을 뿌리는 살수장치를 사용하지 않아 다량의 날림(비산)먼지를 배출하다가 적발됐다. 용광로용 연료인 코크스는 선박 하역 등의 이동 과정에서 미세먼지의 원인 중 하나인 비산먼지를 많이 배출한다. 현대제철 측은 평소 살수시설을 사용을 했지만, 단속직전에 고장이 나서 작동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진공장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코크스를 저장시설로 옮기는 과정에서도 덮개를 설치하지 않아 다량의 미세먼지를 내뿜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환경부 및 지자체와 '컨베이어 벨트 덮개를 설치하겠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현대제철은 이를 무시한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모든 사업장들은 비산먼지 발생물질을 수송할 때 먼지 발생을 막는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며, 이를 어길시 행정처분을 받게된다. 

이밖에도 당진공장은 지정폐기물인 폐유드럼통을 허가업체에 위탁 처리하지 않고 사업장 내에서 태우는 등 불법처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진공장은 사업장내에서 고철을 재가공하는 점을 이용, 소각시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되는 폐유드럼통을 용광로에 함께 녹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위반 내용 및 행정처분 내용 [출처=환경부]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등 5개 법규 위반으로 현대제철을 과태료 등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했다. 특히 환경부 소속 금강유역환경청은 위반행위가 엄중하다고 판단되는 '폐기물관리법 제18조 제1항, 폐기물 부적정처리'에 대해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평택·당진지역 미세먼지 배출 사업장을 특별단속한 결과, 현대제철이 적발 사업장 중 가장 많은 5건의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추후 지자체와 관할 환경청은 위반내용이 시정되는지 지속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불법 미세먼지 배출 적발 이외에도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먼지를 배출한 최악의 민간 사업장으로 꼽혔다.

전날 환경부가 발표한 '2016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당진·인천공장에서 연간 643톤의 먼지를 배출, 국내 민간 사업장 중 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이번 통계는 전국 주요 대형사업장 573개 대상으로 굴뚝 자동측정기기를 부착해 분석한 결과다.

특히 현대제철은 먼지 배출 전체 1위를 기록한 태안 화력발전소(643톤)와 비교할 때 2톤가량 적었고 민간사업장 2위인 포스코(광양공장 포항공장, 449톤)보다 200톤가량 더 많은 먼지를 배출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위치도 [출처=환경부]

 


이와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환경부 특별단속으로 위반사실 적발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적발된 내용들은 즉각 조치를 취했고,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들은 현재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당진공장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올해 2월 당진시와 MOU를 체결, 4600억원 투자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hypark@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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