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지역 고온건조한 고압능 · 정체된 장마전선이 원인.

21일 오후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 [출처=기상청]

 


아직 초여름 날씨를 보여야 할 6월이지만, 때 이른 한여름 폭염이 한반도를 덮쳤다. 이번 폭염의 원인은 북서쪽에 위치한 몽골지역의 고압능의 영향과 좀처럼 북상하지 못하고 있는 장마전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경기 등을 포함한 전국 내륙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이번 폭염특보는 향후 확대 및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지역들은 당분간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으로 인해 낮기온이 33도 내외까지 올라가는 등 불볕더위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무더위의 원인으로 지목된 고압능은 뜨거운 공기 덩어리로 보면 된다. 이 공기 덩어리는 올해 이례적으로 서쪽인 몽골지역에서 북동쪽방향으로 많이 발달해 있다. 이에 해당 지역은 뜨거운 공기로 계속 가열돼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 최근 몽골 일대의 기온은 평년보다 4~7도가량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고온건조한 공기는 우리나라 쪽으로 점차 이동해 한반도에 폭염을 불러일으킨 원인이 됐다.

6월 16~19일 폭염 원인 모식도 [출처=기상청]

 


문제는 북쪽 고압능으로 인해 한반도 대기가 정체됐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쪽 고압능의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될 경우, 우리나라 남쪽에도 새로운 고기압이 생성된다. 이 고기압은 기후 특성상, 거의 한반도에 정체하다시피 머물러버리는 특징이 있다. 이 정체된 고기압은 중국 등 서쪽에서 뜨거운 공기를 한반도로 불러오게 되고, 우리나라 기온은 더욱 상승하게 된다.

이게 끝이 아니다. 한반도에 고기압이 안정적으로 머물면서 구름없는 맑은 날씨가 계속 이어지는 것도 폭염이 심해진 이유다. 특히 이 일사(햇볕)는 우리나라에 누적돼 기온이 계속 높은 선으로 유지하게 한다.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는 것도 때이른 폭염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통 우리나라 기온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더운 날이 지속되는데, 한반도에 장마전선이 형성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더위는 한풀 꺾이게 된다. 

하지만 올해 6월은 불볕더위를 식혀줄 장마가 늦어지고 있다. 보통 장마는 6월18일(평년기준)쯤 제주도를 시작으로 시작되고, 23~24일 무렵에 중부지방 장마가 시작된다. 하지만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 장마전선도 한반도보다 한참 남쪽인 일본 남쪽·대만 부근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기상청]

 


기상전문가들은 대기 상층 1km  이하에서 중국 쪽으로부터 열풍이 계속 불어오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지금 중국은 대기 상층과 하층 모두 뜨거운 공기가 들어찬 '열돔(heat dome)'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 뜨거운 공기가 한반도를 통과해 일본열도 아래로 빠져나가야 하나 일본 남쪽에 발달한 고기압이 블로킹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정체돼 있다는 설명이다.

즉, 중국은 뜨거운 공기를 우리쪽으로 자꾸 밀어내고, 일본은 블로킹을 하고 있으니 한반도가 꼼짝없이 달아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번 폭염은 오는 24~25일 쯤에 점차 사그라 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24~25일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 폭염이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번 강수는 장마전선에 의한 것이 아니고 기압골에 따라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내리는 비"라고 말했다.

또한 "장마가 시작돼야 최근 때이른 폭염이 완벽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25일 이후에는 기온이 30도 내외로 현재보다 기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 평년 여름 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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