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구이 [자료사진]

 


환경부는 고등어에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해 5월 환경부는 '요리할 때는 꼭 창문을 열고 환기하세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 주방 등에서 발생하는 실내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조심할 것을 당부했었다. 

문제는 보도자료 중 '요리 중에는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황사나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날과 같이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구이, 튀김과 같은 요리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라는 내용. 마치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인 것처럼 해석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고, 환경부는 이를 해명하느라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사회적 파문만 불러왔던 '고등어 구이 미세먼지'지만, 실내 미세먼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사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지만, 요리할 때 발생하는 실내 미세먼지도 똑같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요리 중 발생하는 유해 물질 [출처=국립환경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은 2013년 주방에서 조리할 때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해 실험한 바 있다. 실험 결과, 생선 굽기처럼 연기가 발생하는 조리 과정에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3480μg/㎥, 총휘발성유기화합물 1520μg/㎥가 발생했다. 이는 주택 평상시 농도가 초미세먼지 49μg/㎥, 총휘발성유기화합물  636μg/㎥인 것과 비교해 유해물질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무려 70배 이상 발생한 셈이다. 

아울러 육류 등을 튀기거나 기름을 사용한 조리에서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 1460μg/㎥ 나왔고, 삶는 조리 방식에서도 초미세먼지가 119μg/㎥ 나왔다. 또 건강에 치명적인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 등도 요리할 때 함께 검출됐다.

실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주방에서 발생하는 연기, 먼지 등의 물질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 요리가 직업인 주방장들의 폐암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주방에서 이 물질들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등이 발생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기관지가 약한 노약자는 특히 폐나 호흡기 등에 영향을 주는 물질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리를 할 때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거나 레인지 후드(주방 환기 설비)를 가동하는 것이 필수"라며 "조리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은 조리 후에도 실내에 남아 있기 때문에 조리 후 30분 이상 충분한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실내 미세먼지 조사는 환기가 안되는 밀폐된 실험주택에서 한 진행, 일반적인 실외 미세먼지 기준으로 생각해선 된다고 강조했다. 생선을 구울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3480μg/㎥)가 실외 초미세먼지 '매우나쁨(101㎍/㎥이상)' 등급보다 30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측정 환경이 다른 만큼 직접 비교해선 안된다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다만 실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위험성은 실험을 통해 확인된 만큼, 건강한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서 요리를 할 때는 환기가 꼭 필요하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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